뇌동맥류 결찰술을 하며 의식이 뚜렷한 환자가 아닌 그의 아들에게 설명을 한 병원 측에 손배해상 책임이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 병원은 설명의 의무만 이행하지 않은 게 아니라 의료과실까지 인정돼 환자와 그 가족에게 2억7000여만원을 배상해야 한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5민사부(재판장 김종원)는 최근 뇌동맥류 경부 결찰술을 받은 후 장애를 얻은 환자 이 모 씨와 그 가족이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산하 A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배해상 소송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받았다.
이 씨는 교통사고를 당해 눈, 목, 허리, 무릎 등에 상해를 입었다. 뇌 MRI 및 MRA 검사 결과 오른쪽 중대뇌동맥에 비파열 뇌동맥류 발생 소견이 나와 A병원에 입원했다.
입원할 때만 해도 이 씨의 의식은 명료했고 양쪽 상하지 근력은 5등급으로 정상 소견이었다.
A병원 의료진은 이 씨에 대해 뇌동맥류 경부를 결찰하는 수술(뇌동맥류 결찰술, aneurysm clipping)을 시행했는데 수술 과정에서 클립을 뇌동맥류 경부에 결찰하던 중 뇌동맥류 경부가 파열됐다.
수술 후 이 씨에게 왼쪽 상하지 근력 저하 증세가 나타났고 의료진은 뇌 CT 검사 결과 재수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상급병원으로 전원을 권유했다.
이 씨는 대학병원으로 전원 돼 감압적 두개 절개술과 함께 결찰돼 있던 클립을 제거하고 위치를 재조정해 다시 결찰하는 뇌동맥류 재결찰술을 받았다.
이 씨는 현재 왼쪽 편마비 및 인지능력 저하 등으로 이동, 보행, 식이, 용변 등 기본적인 일상생활 수행할 수 없어 성인남녀 1인의 1일 8시간 간호가 필요한 상태다.
이 씨와 그 가족은 A병원 측 의료진이 수술상 수리 부족으로 뇌동맥류 파열을 일으켰고, 수술에 대한 설명도 환자 본인이 아닌 자녀 한 사람에게만 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환자와 가족의 주장을 받아들이며 병원의 책임을 60%로 제한하고, 2억7743만원을 배상하라고 했다.
법원은 우선 A병원 측의 의료과실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뇌동맥류 결찰술 과정에서 클립 자체의 선정 내지 클럽의 깊이, 결찰 위치를 선정함에 있어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며 "왼쪽 상하지 근력은 정상 평가를 받았다 수술 직후 눈에 띄게 저하됐다. 신경학적 장애를 유발할만한 다른 원인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A병원은 설명의 의무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이 씨에게는 배우자를 비롯해 자녀가 7명이나 있었지만 의료진은 자녀 한 명에게만 수술 동의서에 자필로 서명을 받았다.
환자 이 씨가 서명한 동의서는 뇌 MRI과 MRA 검사, 대퇴동맥 경유 뇌혈관 조영술에 관한 동의서뿐이었다.
재판부는 "수술 당일 간호기록에 따르면 자녀가 수술 동의서에 서명했을 무렵 환자 이 씨의 의식은 명료했다"며 "입원 기록지에도 환자 부인과 딸에게 수술에 따라 발생 가능한 합병증과 후유증을 설명했다고 기재돼 있을 뿐 환자에게 설명했다고 볼만한 기재가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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