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 이지현 기자·원종혁 기자| 두 달 앞으로 다가온 김영란법의 적용을 앞두고 제약업계에 후폭풍이 거세질 전망이다.
사립대병원 교수와 교직원 등이 법 적용대상에 포함되면서, 마케팅을 벌이는 제약사 입장에선 일부 혼선이 생길수 있다는 지적.
문제는 병원의 법인 여부다. 사립대병원에서 의과대학 교수를 겸하지 않는 의사는, 법인이 학교법인인가의 여부에 따라 적용여부가 갈리기 때문이다.
국내 A제약사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공정경쟁규약의 허용 범위를 김영란법 수준으로 맞추는 수 밖에 없다고 본다"며 "의료법인 의사와 사립대 교직원 두 개의 신분을 모두 가지고 있다면, 일단 김영란법에 명시된 사립대 교직원으로 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칫, 적용 대상에 차등이 생길 수 있다는 데 이해가 어렵다는 주장이다.
다국적제약사 관계자 역시 "아직은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강연을 비롯한 인터뷰, 제품설명회 등 담당 교수의 컨설팅이 필요한 업무가 대부분인데 법안 적용 대상에 차등이 빚어질 수 있는 부분은 당장 이해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결국 합헌 판정을 내린 헌법재판소에서도 김영란법의 허용범위에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였고, 규제개혁위원회에서도 같은 입장을 밝힌 만큼 최종 상황을 주시하겠다는 반응이다.
일찌감치 행동강령을 준비 중인 제약사 CP(공정거래자율준수프로그램) 담당자의 설명에서도 긴박감이 엿보인다.
국내 B제약사 CP 담당자는 "현재 김영란법과 관련한 해당 법령과 해설집을 놓고 제약업종에 어떤 영향이 있을 지 가상 시나리오를 통해 시뮬레이션을 해보고 있다"면서 "이를 토대로 영업부서에 지난 주에 이미 현행 법령 준수에 대한 교육을 진행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한편 사립교원에 해당하는 의과대학 교수들도 우려섞인 반응이다.
법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장,단기적으로 의학계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김영란법 합법 결정 이후 의과대학 교수들은 "앞으로 제약사와 연관된 개원가 교육 및 강연도 꺼려진다"고 입을 모았다.
익명을 요구한 모 의과대학 교수는 "금품수수로 선의의 피해자를 막자는 취지는 공감한다. 하지만 또 다른 선의의 피해자가 생길 것"이라면서 "결국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영란법이 장기적으로 학술활동 지원축소로 불똥이 튀는게 아닌가 하는 우려도 제기됐다.
서울권 모 의과대학 교수는 "법 내용은 사립교원의 금품수수, 부정청탁 등을 문제삼았지만 제약사는 이를 계기로 학술활동 관련 대부분의 지원을 축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외국의 경우 제약사가 사회공헌 차원에서 수익금 일부를 의과대학에 기부해 학술활동을 지원하는 시스템이 자리를 잡았다"라면서 "규제가 생긴 대신 국내에서도 이 같은 시스템이 자리잡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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