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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의사 불신 조장에 뿔난 의사들 "적극 막겠다"

박양명
발행날짜: 2016-09-13 05:00:53

단순 비판 넘어 언론중재위 제소 등 적극 행동 움직임

의사에 대한 부정적 인식 확산을 막기 위한 의사단체들의 적극 대응이 눈길을 끌고 있다.

불특정 다수에 의료 현실과 다른 편견을 심어줄 수 있다는 판단이 드는 기사를 발견했을 때 기존 단순 비판을 넘어 언론중재위원회 제소 등 적극 행동으로 나서고 있는 것.

대한의사협회 자문위원단은 최근 경제전문 일간지를 상대로 정정 보도와 손해배상을 요구하며 언론중재위원회 문을 두드렸다.

해당 일간지는 '평균 연봉 1.6억, 의사 급여 오를수록 뛰는 비급여 비용'이라는 제목으로 의사 평균 연봉은 1억6000만원 수준의 고액 연봉이며 비급여 비용 증가 때문에 연봉이 높은 것이라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의협자문위원단 대표를 맡고 있는 김지홍 위원은 "의료비 대비 의료 질의 수준은 세계적이지만 저수가 구조에 신음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비급여가 증가하는 이유는 저수가 현실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예로 들어 비판에 근거를 더했다.

김 위원은 "이비인후과 의사로 편도선 전신마취 수술 진행 시 의료보험 수가는 한 부위 수술 시 7만원, 양쪽을 시술하면 10만 5000원"이라며 "이 비용만으로 한 시간의 수술시간, 수술 후 합병증 등의 위험부담을 감당하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일부 소수 의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정부 자료로 다수의 의사가 도덕적으로 문제가 된다는 식의 해석은 의사에게도 국민에게도 도움이 될 수 없다"며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말했다.

앞서 대한산부인과의사회도 한 일간지가 산부인과 의사들을 잡범(?) 취급을 했다며 언론중재위에 제소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오는 19일 언론중재위 중재 절차가 있을 예정이다.

이 일간지는 '산모 줄자 산부인과, 젊은 여성들 지갑 겨냥'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고 이에 산부인과 의사들은 공분했다.

경기도 M산부인과 원장은 "진료비가 비싸다는 의미는 항상 상대적"이라며 "항상 비용을 생각하고 환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미리 검사비를 말하고, 필수 항목을 구분해서 설명한 후 검사하고 있다"고 현실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불안을 부추기는 것은 한 줄의 악성 SNS나 기사 한 건"이라며 "전체 산부인과를 매도하고 환자와 의사의 신뢰를 깨뜨리는 것이 더 큰 불안 마케팅"이라고 비난했다.

해당 기사는 분열 중인 산부인과의사회 두 단체가 모처럼 한목소리를 내게 만들기도 했다. 양 의사회는 일간지 측에 항의 공문을 동시에 보낸 후 언론중재위를 찾았다.

산부인과의사회는 해당 기사가 환자와 의사의 신뢰관계를 파손하고 전체 산부인과 의사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직선제 대한산부인과의사회도 성명서를 발표하고 "산부인과 의사를 잡범 취급한 기사에 경악했다"며 "명예훼손 및 왜곡 보도에 대해 언론중재위원회 제소와 함께 집단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의사 단체들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의협 관계자는 "현실과 차이가 있는 언론 보도는 환자와 의사의 불신 조장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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