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안전법 시행 4개월째. 임상에서 체크리스트를 적절히 활용하면 환자 안전사고를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연세의료원 나성원 교수(마취통증의학과)는 16일 서울의대 대강당에서 열린 환자안전학회 추계학술대회 발표를 통해 임상에서의 환자안전사례 및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미국의 존스홉킨스병원 사례연구 결과를 예로 들며 임상에서 의사소통이 환자 안전사고와 얼마나 직결돼 있는 지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중환자실에 Daily Goal Checklist를 도입하기 이전에는 전공의가 해당 환자의 치료계획을 파악하고 있는 비율이 10%에 그쳤지만 이를 도입한 이후 90%까지 높아졌다.
그 결과 중환자실 체류시간도 평균 2.2일에서 1.1일로 감소했다.
Daily Goal Checklist 도입 여부가 환자의 사망률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지만, 중심정맥관과도뇨관 사용을 일부 줄이는 효과는 있었다.
나 교수는 "이는 전공의 특별법 시행으로 의료인력이 감소하는 것을 대비해서라도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환자의 안전사고가 주로 발생하는 시점을 수술전 병동에서 수술장으로 이동할 때, 수술 후 병동으로 이동할 때로 꼽고, 이 과정에서 환자 정보를 충분히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환자에 대한 정보가 전달되는 비율은 66% 수준이고 수술 중 발생한 민감한 정보 전달율은 30%에 그친다"라면서 "특히 수술 중 출혈 관련 정보 즉, 병동 내 환자케어에 매우 중요한 정보에 대한 전달율도 15~20%에 그치는 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한국 의료현실에서 적용의 어려움도 전했다.
그는 "체크리스트를 적용하려고 시도는 해봤지만 의료진들의 참여가 워낙 저조하고 관심이 없어 결국 중단했다"면서 "워낙 소수의 인력으로 운영해야하는 상황이다보니 환자 한명에 대해 깊은 토론을 하는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했다.
이날 좌장을 맡은 환자안전학회 김소윤 총무이사(연세의대)는 "한국 의료현실에선 인수인계 개념 자체가 없을 수도 있다. 결국 수가, 인력부족을 원인으로 논의가 끝나기 십상이지만 좋은 임상 사례를 현실에 반영하는 노력은 이어졌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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