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반주사와 마늘주사 등의 청와대 의약품 사용 논란으로 복지부 비급여주사제 연구가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
25일 보건복지부(장관 정진엽)에 따르면, 보건의료연구원(NECA, 원장 이영성)에 의뢰한 비급여주사제 안전성과 유효성 연구가 최순실 사태로 불거진 태반주사와 마늘주사 청와대 사용 내역이 공개되면서 공무원과 연구진 모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앞서 정진엽 장관은 지난 8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위원장 양승조) C형 간염 집단발생 관련 현안보고에서 의원급 비급여주사 확산에 따른 관리대책을 묻는 여당 의원 질의에 대해 "사용실태를 조사했다. 의료계와 협의해 비급여주사제 관련 뚜렷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복지부는 지난 10월 보건의료연구원에 비급여주사제 허가범위 외 사용(오프-라벨) 관련 실태조사와 문헌 검토를 의뢰했다.
보건의료연구원은 김민정 연구위원을 주책임자로 12월까지 보톡스와 태반주사, 마늘주사 등 비급여주사제 안전성과 유효성 검증을 위한 국내외 문헌 검토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문제는 최순실 사태로 불거진 청와대의 비급여주사제 구입 내역.
정의당 윤소하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청와대는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 2013년부터 2016년 8월까지 890품목 의약품, 액수로 1억 6907만원을 구매했다.
여기에는 비급여주사제인 태반주사와 마늘주사, 백옥주사, 감초주사 등 비급여주사제를 비롯해 발기부전치료제인 비아그라, 탈모치료제인 프로스카정 등이 상당 부분 포함돼 있다.
청와대는 비아그라 구입에 대해서는 고산병 예방용이라고 명확히 해명했으나, 태반주사와 마늘주사 등 비급여주사제 구입과 관련 "청와대 근무자들의 건강관리를 위해 구매했다"며 모호한 입장을 보였다.
비급여주사제 안전성과 유효성 연구에 착수한 복지부는 당혹스런 모습이다.
검증도 안 된 태반주사와 마늘주사 등 비급여주사제를 국가 최고 사령탑인 청와대에서 사용했다는 점에서 무분별한 오남용 방지를 위해 시술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는 정 장관의 답변이 무색해진 셈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청와대에서 비급여주사제를 구매했다는 언론 보도를 접하고 난감했다. 안전성과 유효성 검증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청와대 직원들 건강을 위해 사용했다고 하니 당혹스러웠다"고 말했다.
보건의료연구원도 난감하긴 마찬가지.
보의연 관계자는 "안전성과 유효성 검증 관련 어떤 결과가 도출될지 모르겠지만 청와대 구매내역이 공개되면서 연구진들의 부담이 커졌다"고 전하고 "12월까지 국내외 문헌검토를 통해 비급여주사제 검증을 마무리한 후 내년도 정식 연구과제 채택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한편, 보건사회연구원이 올해 발표한 '비급여 의약품 허가범위 외 사용실태 및 해외관리 사례 조사' 정책보고서(책임연구자:박실비아 연구위원)에 따르면, 최근 4년(2011년~2104년) 미용시술 관련 비급여주사가 의원급에 총 4437억원 공급됐다.
세부적으로 주름개선 목적 보톡스주사가 2443억원으로 가장 많고 이어 피로회복 태반주사 779억원, 마늘주사 254억원, 칵테일주사 238억원, 여우주사 199억원, 물광주사 180억원, 신데렐라주사 145억원, 백옥주사 134억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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