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방사선종양학과 채용 시장은 꽁꽁 얼어 붙은 반면 소아청소년과, 응급의학과는 훈풍을 타고 있다.
올해 전문의 자격시험 응시자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해 방사선종양학과 전문의 고시 응시자는 20명인 반면 올해는 10명에 그쳤다.
성형외과도 지난해 100명에서 올해 80명으로 감소했으며 고강도 전공의 정원 감축에 나서고 있는 비뇨기과도 지난해 50명에서 올해 39명으로 크게 줄었다.
방사선종양학과는 교수직 부족으로 전문의가 되더라도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는 불안감에 응시자가 줄었고 미용성형 시장 과열로 성형외과도 주춤하는 모양새다. 깊은 늪에 빠진 비뇨기과는 전문의 배출을 대폭 줄이려는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반면 소아청소년과는 지난해 전문의 고시 응시자가 195명에서 올해 221명으로 크게 늘었으며 응급의학과도 지난해 139명에서 올해 150명으로 증가했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응시자도 전년 대비 21명이 증가했지만 지난해 불합격자가 20명인 것을 감안하면 실제로 늘어난 것은 아니다.
내과도 전년도 707명 대비 올해 672명으로 감소했지만 이는 3~4년전 급격한 침체기에 빠졌던 파장이 올해 전문의 고시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내과학회 엄중식 교육수련이사는 "복지부의 전공의 정원 감축 정책으로 정원을 줄이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응시자가 감소할 수 밖에 없다"면서도 "올해 응시자가 줄어든 데에는 몇년 전 내과 중도이탈율 증가와 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봤다.
그렇다면 올해 전문의 고시 응시자가 절반으로 줄어든 방사선종양학과에는 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
방사선종양학회 김인아 교육수련이사(분당서울대)는 "올해 이례적으로 중도이탈률이 높았고, 올해 전문의 자격을 얻는 의료진이 전공의 1년차 채용 당시 숫자가 유독 적었다"라면서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봤다.
또 다른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워낙 인력이 적은 과이기 때문에 해마다 크게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면서 "올해 취업할 곳 즉, 교수직 자리가 없으면 전문의 배출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즉, 일자리가 있어야 전문의 고시를 치를텐데 미래가 보이지 않거나 희미한 경우 시험을 꺼릴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반면 최근 응급의학과와 소아청소년과는 정부가 각별한 관심 덕분일까. 전공의 감축 정책으로 전문의 응시자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타과와 달리 오히려 응시자가 눈에 띄게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소아청소년과학회 김한석 총무이사(서울대병원)는 "기존의 정원을 늘린 것은 아니다. 다만 과거 정원을 채우지 못해던 것을 회복하면서 나타난 변화"라고 봤다.
그는 이어 "과거에는 정원을 채우지 못했지만 최근 전공의 지원에서 인기를 되찾으면서 이 같은 변화가 나타난 것"이라면서 "학회 차원에서 적정 인원에 대한 논의를 착수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한의학회 한 관계자는 "전문의 고시 응시자만으로 최근 전문의 취업경향을 읽어내긴 어렵지만 의사 채용의 흐름을 알면 변화 추세를 이해할 수 있다"면서 "올해는 방사선종양학과의 변화가 눈길을 끌었지만 모수 자체가 워낙 작은 영향도 있어 지나친 해석은 금물"이라고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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