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첨예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는 정신보건법 시행과 관련해 복지부가 '수가 신설' 카드를 내밀었지만 관련 학회의 강경한 태도에 머쓱해진 채 발길을 돌려야 했다.
지난 10일 저녁, 복지부 김강립 보건의료정책실장과 차전경 정신건강정책과장은 신경정신과학회 정신보건법 대책TFT 권준수 위원장을 만나 정신보건법 시행에 대해 논의, 시각차를 좁히는 시간을 가졌다.
이는 복지부 측이 마련한 자리로 16일, 정신보건법 관련 국회 토론회를 앞두고 입장차를 좁히기 위해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권준수 정신보건법대책TFT위원장
이날 복지부 측에선 입원판정 관련 수가신설 검토를 제안하며 정신보건법 시행에 협조해줄 것을 제안했다. 의료계 최대 취약점인 수가 신설 카드를 내민 것이다.
하지만 복지부는 학회를 설득하기는 커녕 '원칙'과 '환자를 향한 철학'을 고수하는 권준수 위원장의 강경한 태도에 얼굴이 붉어졌다.
권준수 위원장은 12일 메디칼타임즈와의 인터뷰를 통해 "수가가 중요한 게 아니다. 당초 법의 취지에도 맞지 않고 의료현실에도 맞지 않는 법 개정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수가를 어떻게 해서 설득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우린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얘기하는 것"이라면서 법 시행에 찬성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또 "복지부가 왜 만나자고 했는지 모르겠다. 문제를 풀겠다는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라면서 "5월 31일, 법 시행을 늦추는 것은 불가능하다. 무조건 협조해달라는 식으로는 논의를 진행하기 어렵다"고 했다.
일단 법을 시행해놓고 차후에 문제를 해결하자는 식은 곤란하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TFT위원장을 맡는 것도 정신과의 이익이 아닌 의사로서의 철학, 법의 취지, 의료현장과의 괴리감이 너무 크기 때문에 '이건 아니다'라는 판단에서 나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
그는 "복지부는 법의 취지와 원칙을 생각하기 보다는 법 시행에만 초점을 두고 꼼수를 부리고 있다"면서 "환자의 안전을 위협할 일이 불보듯 뻔한데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이날 복지부와 학회 측은 입원판정 심사 소요시간을 두고도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는 입원판정을 하는데 환자 1명당 약 40~45분씩 소요, 1일 평균 12건 심사하는 것을 기준으로 잡은 반면 학회 측은 터무니 없는 횟수라며 난색을 표했다.
권 위원장은 "환자 1명당 최소 1시간~2시간이 걸리며 보호자 면담에 따라 그 시간을 더 늘어날 수도 있다"면서 "1일 평균 12명의 환자를 심사하는 것은 어림도 없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책상에 가만히 앉아서 들어오는 환자에게 인사만 건네도 40분이 훌쩍 지나는데 1일 12명씩 심사하는 것은 말도 안되는 주장"이라면서 "복지부의 꼼수에 학회 측은 원칙대로 대응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신경정신과학회는 간담회를 통해 강제입원 기준 강화에 대한 문제점과 함께 재입원 심사 기간을 축소에 따른 부작용을 거듭 지적했으나 복지부는 5월 31일 법 시행은 번복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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