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0년 전후로 서울-경기권 대학병원간 혈투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은평 성모병원을 시작으로 이대 마곡병원, 을지 의정부병원까지 줄줄이 새 병원이 문을 열기 때문이다.
각 병원별로 신도시 개발과 인구 증가 요인이 있긴 하지만 이미 서울권에 대학병원이 상당수 자리잡고 있어 기존 의료기관과의 경쟁이 불가피해 보인다.
은평 성모병원 조감도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은 내년 준공, 2019년 개원 예정으로 약 800병상 규모(지하 7층, 지상 17층)로 공사에 들어갔다.
기준병상 3인실 선언으로 주목을 받았던 이화여자대학교 이대마곡병원은 1000여병상 규모(지하 5층, 지상 10층)로 2018년 하반기 준공, 2019년초 개원 예정이다.
또한 을지대학교 의정부을지병원은 1000병상 규모(지하 5층 지상 15층)로 2021년초 오픈을 준비 중이다. 함께 건립 중인 을지대학은 1년 전인 2020년 3월에 먼저 문을 연다.
은평성모병원은 서울 서북권, 이대마곡병원은 서울 서남권, 의정부을지병원은 동북권으로 권역은 다르지만 각 권역별로 1000병상 규모의 대형병원 등장에 따라 서울-경기권 대학병원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의정부 을지병원 조감도
당장 최신식 시설과 규모로 건립 중인 의정부을지병원을 염두에 둔 듯 의정부성모병원은 응급실 리모델링에 이어 신관 지하에 외래센터를 오픈하는 등 의료서비스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함께 주차시스템을 최신식으로 교체하는 등 환자들의 편의시설 개선에도 바짝 신경을 쓰고 있다.
서울 동북권에 위치한 상계백병원도 신경이 쓰이기는 마찬가지. 상계백병원 한 보직 교수는 "요즘 환자들은 병원을 선택할 때 시설이나 규모에도 크게 비중을 두기 때문에 영향이 클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그는 "과거 대학병원이 동반성장을 외쳤다면 앞으로는 적자생존, 각자도생의 길만 남았다"고 했다.
또한 이대마곡병원은 동일한 서남권 지역에 제2병원을 오픈하다보니 목동병원과의 차별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대마곡병원 조감도
자칫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꼴이 안되려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게 목동병원 고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대목동병원 고위 관계자는 "타 대학병원과의 경쟁 보다 기존 병원과의 경쟁이 더 관건"이라면서 "두 병원 모두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특성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 대학병원 관계자는 "은평성모병원은 서북권에선 최대 규모라고 하지만 인근에 신촌 세브란스병원이 버티고 있고 중증환자 중심 진료를 표방한 1000병상 규모의 마곡이대병원도 비슷한 시기에 개원할 예정으로 지역 환자 중심으로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또 다른 대학병원 교수는 "앞서 어마어마한 규모에 최첨단 시설을 갖췄지만 맥을 못추는 대학병원의 사례를 본 바 있다"면서 "병원은 시설과 규모도 중요하지만 결국 경쟁에서 버틸 수 있는 것은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에 달렸다고 본다"고 했다.
이에 대해 대한병원협회 한 임원은 "새 병원을 건립하는 병원들은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전략으로 이를 두고 왈가왈부할 순 없지만 점점 더 치열해지는 경쟁에 적자생존 시대로 접어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며 씁쓸함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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