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과 보건의료단체장 간의 상견례를 시작으로 2018년도 유형별 환산지수 협상, 이른바 수가협상이 본격 시작된다.
현재 각 유형을 대표하는 보건의료단체들은 건보공단과의 수가협상을 앞두고 각자 나름대로의 수가인상 카드를 맞추고 있다.
그렇다면 올해 수가협상도 20조원에 이르는 건강보험 누적흑자에 힘입어 지난해에 이어 추가재정 기록을 경신할 수 있을까.
4일 메디칼타임즈는 본격 진행되는 수가협상을 앞두고 각 유형별로 현재 상황을 진단해봤다.
폭발적 진료비 증가에 우는 병원
우선 지난해 수가협상에서 메르스 사태 당시의 '희생'을 인정받아 1.9%라는 인상률에 도장을 찍었던 병원계의 올해 상황은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사상최대 추가재정분(8134억원) 중 42.3%을 가져간 상황인데다 지난해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진료비 증가율이 눈에 띄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건보공단이 발표한 2016년 진료비 통계지표에 따르면, 종합병원급 의료기관 진료비 증가율의 경우 17.3%로 전체 증가율(11.4%)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급 의료기관의 경우도 진료비 증가율이 8.8% 증가하는 등 전체 병원계 진료비 증가율이 눈에 띄고 있다.
여기에 선택진료비가 의료질향상지원금으로 대체되면서 주요 대형병원의 의료수익 증가가 현실화되는 것도 병협 수가협상의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그나마 요양병원의 진료비 증가율은 11.8%로 나타났지만, 전체 진료비 점유율(7.3%)은 주춤한 것이 병협의 수가협상 카드로 작용될 수 있을 전망.
또한 최근 본격화 되고 있는 병원과 의원의 수가 역전현상 또한 병원계의 중요한 수가협상 카드가 될 수 있다.
건보공단이 공개한 '2017년도 유형별 환산지수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의원의 환산지수와 병원의 환산지수는 63.4점으로 동일했으나, 의원과 병원 간 환산지수 격차는 지속적으로 확대돼 2017년에는 의원은 79.0점 병원은 72.3점으로, 6.7점까지 차이가 확대됐다.
한 보건의료단체 관계자는 "올해 병원계를 대표하는 병원협회의 수가협상은 어려울 것"이라며 "메르스 사태에 따른 급여비 증가에다 정부의 보장성 확대에 따라 병원급 의료기관의 진료비 증가가 두드러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나마 2차 상대가치개편 재정투입에 따라 진행되는 추가재정분 비용 차감이 2019년도 수가협상부터 진행되는게 다행스러운 점"이라며 "올해부터 진행됐다면 병원급 의료기관의 상황은 더 암울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몇 년간 지켜온 의원 3%대 인상률 사수할까?
병원급과 함께 수가협상에서 가장 큰 점유율을 차지하는 의원급 의료기관의 상황은 어떨까.
일단 의원급 의료기관의 전년도 진료비 증가율은 6.9%로, 병원급 의료기관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증가세가 둔화된 모습이다.
또한 20% 이상을 계속 유지해왔던 진료비 점유율도 지난해 19.5%로 무너진 것도 수가협상에서 의사협회의 긍정적인 협상 카드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최근 몇 년간 의원급 의료기관을 밑바탕으로 한 1차 의료 강화 정책 계속 유지된다고 감안했을 때 병원계의 상황보다는 낫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건보공단이 투입하려는 추가재정분 규모가 의원급 의료기관의 수가협상에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20조원의 이르는 건강보험 흑자에도 불구하고 건보공단 측은 향후 몇 년간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우려에 과감한 재정투입에 난색을 표시하고 있는 상황.
실제로 최근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3조 1000억원의 흑자를 낸 건강보험이 내년부터 적자로 돌아선 뒤 수지가 지속 악화해 2025년이면 한 해 동안 20조 1000억원의 적자가 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다른 보건의료단체 관계자는 "치과와 병원급의 경우는 보장성 확대에 따라 진료비 점유 및 증가율이 늘었지만 의원급 의료기관은 변함이 없다"며 "특히 의원급의 진료비 점유율은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진료비 점유율이 20% 이하 수준에 머물렀다는 것은 의원급 의료기관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그나마 유형별 중에서는 긍정적인 협상 카드가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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