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문을 들어오는 순간부터 교수가 환자를 맞고 최소 15분 이상 환자력부터 세세하게 상담을 진행한다.
언뜻 우리나라 대학병원에서 가능한 일인지 의아하지만 이를 실제로 임상 현장에 적용한 병원이 있어 화제다. 그 주인공은 삼성서울병원.
삼성서울병원은 최근 심장질환의 의심돼 병원 문을 두드린 환자들을 위한 '심장질환 첫 방문 클리닉'을 열었다.
평일 오전마다 열리는 이 클리닉의 가장 큰 특징은 우선 복잡한 예약 절차와 상담이 없다는 점이다.
예약부터 시작해 교수방까지 가기 위해 수많은 상담 직원들과 부딪혀야 하는 상황을 원천적으로 없앤 이유다.
실제로 가슴 조임이나 통증, 답답함이나 두근거림 등 심장질환 관련 증상이 나타난 환자는 병원에 들어오는 즉시 이 클리닉을 방문할 수 있다.
또한 심장질환이 의심돼 진료를 받았지만 진단명이 확실치 않아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도 클리닉을 바로 이용할 수 있다.
클리닉에 들어서면 첫 상담부터 안내 직원이나 간호사가 아닌 심장내과 교수들이 직접 환자를 맞이하게 된다.
심장질환의 특성에 맞춰 불필요한 절차를 과감히 모두 생략한 셈이다.
진료 시간도 파격적이다. 심장질환이 의심되는데다 병원에 처음 방문했다는 점을 감안해 대학병원 진료의 대명사인 '3분 진료'를 과감히 깼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기존 3분 진료로는 의료진이 환자를 살피고 증상과 병력을 청취하며 환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며 "심장질환 첫 방문 클리닉은 이를 방해하는 모든 것을 없앴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첫 방문 클리닉은 환자가 여유를 가지고 자신의 증상과 상태에 대한 걱정과 고민을 허심탄회하게 전문의와 상담할 수 있도록 진료시간을 15분에서 20분까지 크게 늘렸다.
뿐만 아니라 진료 결과와 필요에 따라 질환 특수성에 맞게 각 심장 질환별 전문파트에 해당 환자를 의뢰해 신속한 맞춤 진료도 구현한다.
오재건 심장뇌혈관병원장은 "이번 클리닉은 심장질환이 의심되더라도 진료예약이 어렵고 예약했다 해도 쫓기듯 진료 봐야 했던 현실을 타파하기 위한 의료혁신"이라며 "환자중심의 진료환경을 구현하고 새로운 진료 문화로 확산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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