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대선 과정에서 내세웠던 보건의료산업 공약 중 하나가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의료기기산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이었다.
4차 산업 핵심 분야인 의료기기산업을 두고 장및빛 전망에 대한 많은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정작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실체와 고민은 부재한 실정이다.
이에 메디칼타임즈는 4차 산업혁명을 맞아 의료기기산업 발전방향을 살펴보고 정부와 업계에 요구되는 선제적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기획기사를 연재한다.
그 첫 번째 주제로 4차 산업혁명시대, 의료기기산업이 직면한 정책적 한계와 쟁점을 살펴봤다.
‘세상에 없던’ 의료기기, 새로운 메커니즘 요구
4차 산업혁명 광풍이 불고 있다.
의료계를 비롯한 한국 사회 전반에 불어 닥친 4차 산업혁명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거대 담론이다.
최근 의료계 학술대회와 컨퍼런스에서는 4차 산업혁명이 단골 주제로 등장했고 정부와 의료기기업계 역시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비슷한 주제가 중복되고 강연자 또한 겹치기 출연이 반복되는 모습은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할 국내 인프라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더욱이 4차 산업혁명시대 실체 없는 의료기기산업 장및빛 전망이 자칫 역사의 뒤안길로 들어선 ‘창조경제’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을까하는 우려마저 든다.
앞서 정부는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 위원회를 신설해 의료기기산업 진흥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의료기기업계 역시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새로운 제품 개발 계획을 활발하게 수립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보건산업브리프에서 발췌
만약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클라우드컴퓨팅과 같은 지능정보기술을 접목한, 지금껏 보지 못했던 새로운 의료기기를 개발하고 이를 시장에 출시하고자 하는 의료기기업체들이 있다고 가정하자.
과연 이들 업체들은 성공적인 시장진입이 가능할까? 현 상황만 놓고 보면 쉽지 않아 보인다.
기존 의료기기는 오랜 기간 축적된 규제과학 발전으로 정형화된 인허가 심사와 가이드라인 적용이 가능했다.
반면 인공지능 등 정보통신기술이 결합된, 의료기기라고 불러야할지조차 애매모호한 전혀 새로운 형태의 융·복합 의료기기들은 전통적인 규정 적용 자체가 불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현재는 물리화학적 생물학적 기계적 시험을 통해 안전성을 입증하고 있지만 4차 산업혁명 분야 신개발 의료기기는 물리적 실체 자체가 없을 수도 있다.
안타깝게도 4차 산업에 대비한 새로운 형태의 의료기기를 평가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과 인허가 및 규제는 아직까지 부재하다.
지난해 길병원을 시작으로 최근 병원들이 경쟁적으로 ‘왓슨’을 도입하면서 인공지능 기반 진단기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이에 대한 가이드라인과 규제는 마련돼 있지 않다.
의료기기는 기본적으로 인허가를 받아야 판매가 가능하다.
관련 인허가 규정과 가이드라인이 부재한 가운데 의료기기업체들이 사업의 불확실성을 안고 세상에 없던 신개념 융·복합 의료기기 개발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의료기기업체들이 제품 개발에 주저하는 현실에서 정부가 4차 산업혁명에 부응하는 의료기기산업을 발전시키고 육성한다는 건 어불성설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의료기기 주무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4차 산업혁명시대, 급속한 기술 발전에 따른 새롭게 등장할 의료기기에 대한 선제적 대응책을 마련해 놓고 있을까?
현재 식약처 내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융·복합 의료기기 전담조직과 인력은 부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새로운 융·복합 의료기기가 등장하더라도 현재로서는 특정화돼지 않는 담당부서가 기존 의료기기 규정을 적용해 평가해야만 하는 현실이다.
식약처 내 전담조직과 인력 부재는 머지않아 의료기기업체들의 혼란을 야기하고 융·복합 의료기기 개발과 시장 출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식약처 조직 구성안을 보면 4차 산업 분야 중 발전 가능성이 가장 큰 의료기기와 관련해 평가원 4차 산업 관련 허가부서나 의료기기안전국 사후관리 담당과가 후순위로 밀려 조직개편 계획안에 반영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식약처 내 기득권의 영향력으로 첨단신기술 의료기기 허가와 사후관리를 담당할 전담조직조차 꾸리지 못한 현실에서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의료기기산업 발전을 유도하고 국민 안전을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이 관계자는 “정부기구나 조직이 기본법에 근거해 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있지만 의료기기의 경우 기본법조차 없다”며 “정부가 4차 산업이 포함된 의료기기발전 기본법을 만들어 제도나 법령, 정책 시행 우선순위를 강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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