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 재정이 파탄 직전이다. 의료계의 고통 분담을 부탁한다."
지난 2001년 복지부는 '건강보험 재정안정 및 의약분업 정착 종합 대책'을 통해 의료계에 고통분담을 읍소하며 강력한 재정절감 대책을 추진한 바 있다.
말 그대로 의약분업을 추진하면서 재정이 부족해진데 따른 복안으로 정부는 의료계의 희생을 요구했던 것이다. 정작 의약분업은 의료계가 강하게 거부, 반대했던 정책이었음에도 말이다.
2017년 현재, 복지부는 "재정은 충분하니 믿고 참여해 달라"면서 거듭 설득하며 의료계의 우려는 기우일 뿐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반면 의료계는 "제도의 취지는 공감하지만 의료계에 미칠 파장이 우려스럽다"라면서 재정 안정성 등 제도를 충분히 검토한 이후에 시행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또 일부는 거세게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부와 의료공급자의 신뢰관계는 어디서부터 어긋난 것일까.
의약분업 시행 이전에도 정부는 의료계에 핑크빛 미래를 제시했지만 의료계는 정부의 재정절감 대책에 허우적거렸고, 그에 대한 보상은 없었다.
다시 시계를 지난 2001년으로 돌려보면, 정부의 고통분담 정책 시행 5년 후 국정감사에서는 정부의 재정절감 대책을 통해 약 3조원의 지출을 줄였다는 자료가 나왔다.
당시 복지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진찰료와 처방료를 통합하면서 재정절감액이 1조 3259억원, 주사제 처방과 조제료를 없애면서 6600억원을 절감했다.
이후 의료계의 고통 분담에 대한 정부의 보상은 없었다. 뒤 이은 보장성 강화 정책으로 또 다시 허리띠를 졸라맬 것을 요구했다.
정부의 재정안정화 방안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지난 2010년 건보공단 재정이 악화되자 공단은 비상경영을 선포하며 병의원 부당청구 확인 강화 대책을 내놨다.
이와 함께 복지부는 재정안정화 방안으로 CT, MRI, PET 등 영상수가 인하 정책을 추진해 의료계를 압박한 바 있다.
이쯤되면 정부를 향한 의료계의 '불신'의 이유가 수긍이 간다. '한번 속지 두번 속나'라는 옛말도 있다. 간단한 수치 한두가지로 수십년간 쌓아온 불신의 벽을 허물기는 힘들다. 누가 보더라도 믿고 따라갈 수 있는, 구체적인 근거와 계획을 제시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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