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하반기 3~4개 상급종합병원을 대상으로 15분 진료 활성화를 위한 '심층진료 수가 시범사업' 시행키로 했다.
하지만 심층진료 수가로 결정된 9만 3000원과 함께 외래 진료 감축이라는 조건까지 걸리면서 제대로 된 진료와 참여병원이 있을 것이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상징적으로만 심층진료를 하려할 뿐 보다 많은 중증질환 진료에까지 활성화하기에는 어렵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 정통령 보험급여과장은 최근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난 자리에서 심층진료 수가에 대해선 낮게 책정됐다고 인정하며, 향후 본 사업 전환 시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통령 과장은 "심층진료 수가로 책정된 금액은 적다고 생각한다. 다학제 진료도 수십분 걸리지만 4~5만원 선으로 수가가 책정됐다"며 "그런데 심층진료 수가가 10만원을 넘어선다면 반대 목소리가 있을 것 같아 9만원 선에서 결정했다. 하지만 낮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범사업에서는 진료 의사가 자기 시간에서 별도로 진료하는 것이기에 괜찮다고 본다"며 "하지만 향후 본 사업 전환에 따라 진료의사가 환자를 줄이면서 까지 한다면 수가가 높아져야 한다. 본인부담을 조절하더라도 환자 부담 능력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 과장은 이번 시범사업에 많은 민간병원이 참여하기는 쉽지 않으리라 전망했다.
이 때문에 복지부는 서울대병원을 포함해 최대 3~4개 국·공립 병원을 시범사업 수행 기관으로 선정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다만, 정 과장은 시범사업 참여를 원하는 민간병원이 있다면 추가 지정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겨 놨다.
정 과장은 "3~4개 국·공립 병원이라는 계획을 세웠지만 시범사업에 민간병원이 지원한다는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며 "민간병원도 똑같이 3분 진료 외 중증환자는 심층진료를 하고 수가를 더 받겠다고 하는 것은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민간병원도 시범사업에 참여하려면 외래 진료 감축 목표가 들어갈 것이다. 이런 형태를 유지하는 병원이 시범사업에 들어올 수 있다"며 "최근 몇몇 상급종합병원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단순히 15분 진료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 여건 상 참여하는 민간병원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음은 정통령 보험급여과장과의 일문일답이다.
Q: 진료의사가 심층진료 시 구체적인 진료시간 측정은 어떻게 할 것인지.
A: 시범사업 기간에는 구체적인 시간 측정은 하지 않고, 진료의사 양심에 맡길 것이다. 자발적으로 심층진료를 하겠다는 진료의사를 대상으로 하겠다는 것이고, 중증진료를 진료하려면 어쩔 수 없이 10~15분의 진료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외국의 주요 나라에서는 시간을 측정하기도 하는데 일단 별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시범사업 기간에는 측정하지 않을 것이다.
Q: 구체적인 시범사업 기간은 설정했는지.
A: 시범사업 기간은 설정하지 않았지만, 기본적으로 1년은 해보려고 한다. 다만, 시범사업 병원은 심층진료 시 진료과목 별로 포트폴리오가 필요하다. 환자들도 자연스럽게 진단은 상급종합병원에서 하더라도 나머지는 의뢰·회송이 이뤄지는 것을 원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교한 프로토콜을 마련해야 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소 1년을 시범사업 기간으로 잡았는데 이를 본 사업으로 전환하는 것은 시간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그렇다면 구체적인 심층진료 모델은 시범사업을 진행하면서 만들어지는 것인가.
A: 일단 서울대병원이 시범운영했기 때문에 운영모델은 있다. 자발적 참여 모델인데 서울대병원도 참여하는 의사가 20명이 되지 않는다. 모든 의사가 다 15분 진료를 하면 환자를 줄여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
시범사업을 빨리 시작하는 이유는 활성화를 통해 모델을 개발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 전달체계개편으로 이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1차 의료기관은 만성질환을 보는 시범사업을 하고 이번 심층진료 시범사업을 통해 상급종합병원은 중증환자를 잘 볼 수 있는 모델을 보여줘야 한다.
Q: 심층진료 대상은 중증희귀질환자인데, 이들과 외래 환자 감축은 별개지 안나.
A: 중증희귀질환자를 진료하고, 경증질환을 감축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각 진료과목별로 본인들이 생각하는 중증환자 기준이 무엇인지 맞추자는 것이다. 병원의 진료공간이 뻔한데 중증의 진료환자를 보게 만들고 대신 높은 수가로 보전해주자는 의미다. 일단 진료과목 별로 어디까지 진료할 것인지 정의하는 과정이 시범사업의 역할이다.
Q: 민간병원 참여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병원들의 실익은 없다고 보는 것인가.
A: 그렇다. 특정 진료과목 의사가 시간을 내는 것이고, 인센티브도, 별도의 공간을 빼줄 수도 없다. 진료시간을 별도로 빼기가 쉽지 않은 병원도 있다. 여러 병원 사정에 따라 심층진료 시범사업 참여를 하고 싶지만 안 되는 곳도 있을 것이고, 준비하는 시간도 걸릴 것이다.
현재 책정된 수가는 병원에서 돈 때문에 참여하기에는 매력적인 수가가 아니다. 서울대병원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경증질환 환자를 보지 말고 의뢰받는 환자만 보는 병원으로 자리매김하자는 생각이 있는 것 같다. 상급종합병원은 고난이도 환자를 진료하는 것이 본연의 역할이라는 의지가 있는 병원이라면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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