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추무진 회장의 의원급 진찰료 30% 인상과 당연지정제 공론화 공표를 두고 정부와 의료계 반응이 심상치 않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30일 메디칼타임즈와 통화에서 "추무진 회장이 브리핑한 동네의원 진찰료 30% 인상과 종별 가산률을 상급종합병원 수준으로 높이겠다는 내용은 기대치라고 해석된다"고 밝혔다.
이날 추무진 회장은 정례 브리핑을 통해 제3차 상대가치점수 개편을 통해 의원급 진찰료 30% 인상과 종별 가산률 현행 15%에서 30% 추진 그리고 비급여 의료기관의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제외 등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추 회장이 공표한 항목 하나하나 모두 동네의원 경영 및 의료체계 등과 직결된 것으로 오랫동안 의료계 내부의 현안이다.
문제는 민초의사들은 물론 복지부 등과 사전 논의되지 않은 내용이라는 점이다.
추무진 회장의 브리핑을 내용이 자칫, 의료계 전체 요구사항으로 복지부와 상당부분 조율된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낳고 있다.
우선, 복지부는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제3차 상대가치점수 개편은 얼마 전 연구용역에 들어간 상태로 연구결과가 나오기까지 기간이 필요하고, 문재인 케어 논의를 위해 의료계와 협의체 구성 그리고 원가보상을 위한 합의점 도출 등 수순이 필요한 상태에서 일방적인 목표치를 던졌다는 입장이다.
진찰료의 경우, 청와대는 보장성 강화 방안 발표 전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저수가 개선 방안을 논의하면서 도출된 내용으로 알려졌다.
동네의원 진찰료 인상의 필요성은 공감하나, 얼마를 인상할 것인지 구체적인 수치를 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복지부도 건보공단 일산병원과 연세대 등 의료수가 원가 관련 연구결과가 다른 상황에서 인상 수치를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견해다.
동네의원 종별가산률 역시, 상급종합병원와 같은 30%로 인상할 경우 중소병원과 상급종합병원의 반발이 불 보듯 뻔한 상태다.
뜨거운 감자인 의료기관 당연지정제는 문재인 케어의 근간으로 전국민 보장성 강화를 위한 필수조건이다.
문재인 케어에서 성형과 미용을 제외한다는 입장이나 당연지정제 문제를 공론화한다는 현 정부와 갈등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복지부 관계자는 "추무진 회장의 브리핑 내용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난감하다. 기대치라고 해석하고 있으나 진찰료와 종별가산률, 당연지정제 마지노선을 정한 것은 성급한 처사"라면서 "문재인 케어에 대한 의료계 우려감은 알고 있지만 지금은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의료계 내부는 추 회장 발언을 평가절하했다.
추무진 회장의 의지는 높게 평가하나, 근거도 논의도 없이 의료계 수장이 공수표를 남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도의사회 한 임원은 "진찰료와 종별가산률, 당연지정제까지 구체적 수치를 제시한 것은 문재인 케어 관련 복지부와 협상에 임하겠다는 복선을 깔고 있다"면서 "회원 의사들에게 묻지도 않고 자신만의 생각에 입각해 정부에게 패를 보인 셈"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9월 임총과 내년 의사협회 선거를 앞두고 3선 하고 싶다는 간절한 의지가 엿보인다. 청와대와 어떤 교감이 있었는지 알 수 없지만 너무 조급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의사협회 관계자는 "추 회장의 브리핑 발표 내용은 임원진과 사전협의가 안 됐다. 회장께서 9월 임총을 앞두고 회원을 겨냥한 신뢰 방안을 고심해 발표한 것 같다"고 말했다.
추무진 회장의 돌출 발언은 이슈화에 성공했으나 의료계와 복지부 그리고 국민들의 공감대와 동떨어진 공허한 메아리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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