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척추를 비필수 의료로 분류하고는 아주 극단적으로 삭감한다. 삭감률이 20~30%를 넘어 70%까지 올라갈 때도 있다.
#. 신경외과 지침에도 없는 이유로 삭감당한 적이 있다. 환자들 신경치료를 하는 과정에서 스테로이드를 처방한 적이 있었는데 그걸 이유로 삭감하더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주 안에 스테로이드를 재사용하면 당뇨병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인정하지 않는다는 거다. 결국 첫 번째 처방에는 스테로이드를 넣고, 두 번째 처방에는 스테로이드를 안 넣는다. 의사가 처방할 때 꼼수를 부리게 만드는 것이다. 이게 뭔가.
#. 수가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수술을 하면 의사 2~3명이 붙어서 5~6시간 동안 하는데 행위료가 30만~40만원밖에 안된다. 일반 같으면 500만원이다. 말이 안 되는 현실이다.
척추질환을 치료하는 신경외과 의사들이 학회에 털어놓은 현실이다.
신경외과 의사 10명 중 9명은 삭감이 심하고 수가 및 정책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부가 지정한 척추 전문병원일수록 삭감이 의료 행위에 미치는 심각성이 더 크다고 이야기했다.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는 15일 연세대 백양누리에서 개최한 31치 정기학술대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회원 14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설문조사는 척추신경외과학회 30주년을 맞아 진행됐으며 한국갤럽 헬스팀과 진행해 신뢰도를 높였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개원의는 9명이었는데 이들 모두 수가와 정책이 불합리하고 정상적인 의료업무로는 정상적인 병원 경영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삭감이 심하다는 응답률은 89.9%였는데 종별로 살펴보면 척추전문병원(17명)이 94.1%로 가장 높았다. 종합병원(55명)이 90.9%, 대학병원(68명)이 88.2% 순이었다.
척추전문병원일수록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삭감 체감도가 높다는 것이다. 실제 삭감이 의료 행위에 미치는 심각성을 묻는 질문에서 척추전문병원에서 일하는 의사는 88%가 심각하다고 답했다. 반면 종합병원과 의원에서 일하는 의사의 심각성은 77% 수준이었고 대학병원에서 일하는 의사의 심각성은 더 낮은 60%였다.
신경외과 의사들은 심평원의 심사 기준이 모호하고 삭감률이 획일화됐으며 심사위원 구성이 특정 진료과에 편중돼 있다고 했다.
구성욱 기획홍보이사(강남세브란스병원)는 "진료비 삭감 원인은 일부 심사위원 구성에 있다"며 "척추는 정형외과 전문의가 심사위원에 포함돼 있는데 이들은 척추수술에 대해 부정적이다. 심사위원 대부분은 마취통증의학과이고 비수술적 요법을 선호하는 심사위원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인의 의학적 경험에 따라 판단 정도가 다를 수 있고 단일한 잣대로 판단하기 어려운데 심사 가이드라인이 애매하다"고 덧붙였다.
신경외과 의사들은 심사를 할 때 ▲이의신청 후 거쳐야 하는 단계 심사위원이 달라야 하고(교차 심사) ▲심사 실명제를 실시해야 하며 ▲심사 기준을 수치해야 하고 ▲심사위원 연령 상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 신경외과 전문의는 "심사 가이드라인은 있는데 약간 애매한 것들은 수치화해서 정확한 심사 기준을 마련하면 좋을 것 같다"며 "예를 들어 추간공협착증은 구멍이 좁아졌을 때 어떻게 판단할 것이냐인데 정확한 기준이 없다"고 밝혔다.
10명 중 9명은 학회가 수가 개선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했다. 특히 척추전문병원과 의원에서 일하는 신경외과 의사는 100% 수가 개선에 학회가 주력해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 척추질환에 대한 삭감이 무차별 적이지만 과잉 척추 치료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10명 중 7명은 학회 차원에서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조용은 회장(강남세브란스병원)은 "오전에도 척추진료의 사회 경제학적 합의라는 제목으로 심포지엄을 진행했다"며 "삭감 문제는 거시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우선 보험 기준을 확실히 알고 미리 준비하는 게 학회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삭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한척추외과학회와 협력하기로 했다"며 "1년에 한 번 이상 두 학회가 함께 심포지엄을 갖기로 하고 11월부터 진행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과잉진료 문제에 대해 조 회장은 "문재인 케어가 자정에 역할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무래도 과잉진료가 줄어들지 않을까"라며 "기존에 있던 윤리위원회를 재정비해 기능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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