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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식 전 검사비=비급여' 공단 환수 적법한가

박양명
발행날짜: 2017-10-11 05:00:44

서울고법 "재량권 일탈 아니다" 다시 원점…대법원행

"시력교정술 전 각종 검사는 비급여"라는 대법원 판결을 근거로 요양급여비 환수 처분을 내리던 건강보험공단의 행태가 적법한가.

1심 법원은 재량권 일탈이라고 봤지만 2심 법원은 이 결정을 뒤집었다. 판단의 몫은 결국 대법원으로까지 넘어갔다.

서울고등법원 제11행정부(재판장 김용빈)는 최근 부산 H안과 L원장이 건보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요양급여비 환수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 1심을 취소하고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L원장은 불복하고 상고를 제기했다.

2012년, 대법원은 시력교정술 전 각종 검사는 비급여라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건보공단은 이를 근거로 대법원 판결 이전에 있었던 급여에 대해 환수에 나섰다.

환수비용은 L원장이 5030명에게 시력교정수술 전 검사를 실시한 비용인 1억114만원. L원장은 시력교정술 전 근시 환자에게 굴절및조절검사, 세극동현미경검사, 각막곡률측정, 안압측정, 안저검사 등을 했다.

1심 법원은 대법원 판결 이전에 있었던 급여 청구분에 대해 환수 처분을 내리는 것은 재량권 일탈이라고 봤다.

1심 법원은 "시력교정술 비급여 범위가 대법원 판결로 정리되기 전 기간에 L원장은 시력교정술 전 진찰료와 검사비에 대해 요양급여비로 청구했다"며 "L원장의 급여 청구 동기와 경위에 참작할 사정이 있고 건보공단은 이를 고려했어야 함에도 전액 환수 처분을 해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했다"고 밝혔다.

반면, 2심 법원은 건보공단의 환수 행태가 재량권 일탈ㆍ남용이 아니라고 봤다. 건보공단의 환수 처분이 정당하다고 본 것.

구체적인 비용이 적히지 않은 H안과의 비급여 수납 대장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H안과의 비급여 수납 대장에는 환자에게 선금 약 5만원을 받고 이후 수술비를 받았다고 돼 있는데 '선금', '결재완료'로만 구분돼 있다. 비급여 수술비에는 수술관련 진찰료와 검사비 본인부담금이 포함돼 있다는 내용은 없었다.

재판부는 "진료비 책정 및 수납 관련 장부 등에 시력교정술 전 검사비에 대한 본인부담금이 특정돼 있지 않고 환자별로 라식수술 비급여 비용이 같지도 않다"며 "본인부담금을 실제로 받았는지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법원 판결로 법리가 최종 정리된 이상 L원장은 요양급여비로 받을 수 없는 비용을 받은 것"이라고 선을 그으며 "L원장은 비급여 비용을 받을 때 검사비와 진찰료 등의 본인부담금도 함께 받았다는 것이므로 규칙에 어긋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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