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용 대한병원협회장이 지방 병원들이 간호인력난으로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며 2년제 간호대 신설을 주장하자 간호계가 실태조사를 요구하고 나서 주목된다.
대한병원협회장이 직접 병원의 불법행위를 스스로 고백한 이상 보건복지부는 물론 노동부가 나서 중소병원들의 불법 행위를 척결해야 한다는 것이 간호계의 주장이다.
대한간호협회는 3일 성명서를 통해 이같이 지적하고 지방 중소병원들에 대한 실태조사와 더불어 홍정용 회장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간협은 "병협회장이 공식적으로 국정감사장에서 지방 병원의 불법 행태를 스스로 인정했다"며 "의료법에 따라 조속히 각 의료기관에 대한 실태조사와 행정 처분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어 "실제로 현재 국립대병원만 3천여명에 민간병원까지 포함하면 만여명의 간호사들이 불법 PA영역에 활용되고 있으며 시간외 근무수당 미지급 등의 사례도 부지기수"라며 "병원을 더이상 치외법권의 영역으로 남겨둬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홍정용 회장은 앞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방 병원들이 간호사가 부족해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며 "2년제 간호대 신설과 더불어 간호조무사를 훈련시켜 간호사를 양성해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번에 간호계가 전국 병원에 대한 실태조사를 촉구하고 나선 것은 이러한 발언에 대한 반발심. 이러한 해법을 던진 홍 회장에 대한 압박으로 보인다.
간협은 "서울대병원 간호사 첫 월급을 36만원 밖에 주지 않아 사회적 논란이 된 바 있으며 이외에도 수습 간호사에게 제대로 월급을 지급하지 않았던 사례가 보도되고 있다"며 "심지어 모 병원은 240억원의 임금 체불로 검찰 기소가 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러한 가운데 병협회장은 전혀 부끄러움 없이 당당하게 지방병원이 거의 다 불법으로 운영중이라며 법정 인력기준 위반을 스스로 고백했다"며 "이러한 근무환경을 개선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간호사 부족을 얘기할 수 있는가"고 반문했다.
이에 따라 간호계는 병원들에 대한 철저한 실태조사만이 간호사의 권리를 보장하고 간호조무사 승격 등 병원의 이익에만 치우친 대안 제시를 막는 방법이라고 단언했다.
임금을 포탈하고 불법적인 PA에 간호사를 배치하는데다 근무수당을 주지 않는 노동법을 위반하며 간호사 부족을 얘기하는 어불성설의 상황을 막겠다는 것이다.
간협은 "복지부는 병협회장이 스스로 병원들의 불법행태를 인정한 만큼 의료법에 따라 각 의료기관에 실태조사와 행정처분에 나서야 할 것"이라며 "고용노동부는 최저 임금 수준에도 미치지 않은 임금을 주고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근로시간을 초과하는 행위에 대한 불법 실태를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간협은 "홍 회장은 병원의 불법적 실태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죄해야 할 것"이라며 "간협은 지금부터라도 간호사 법정인력기준은 물론 의료법과 근로기준법을 위반하고 있는 병원에 대해 함께 고발해 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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