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내년도 보건의료 예산안 상당수 항목이 국회의 재검토 요청으로 상임위 논의과정에서 대폭 삭감 위기에 처했다.
문재인 케어를 뒷받침하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불용액과 원격의료에서 사업명을 변경한 의료정보, 그리고 의료인 면허처분을 통합관리하는 시스템 구축 예산안 모두 야당의 강력한 비판이 예상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수석전문위원실은 7일 전체회의에서 2018년도 보건복지부 예산안 검토보고서 심의결과를 보고했다.
복지부 내년도 64조원 중 보건의료 예산은 보건의료 2조 3851억원과 건강보험 8조 727억원을 합친 10조 4578억원이다. 올해보다 5.1% 증액된 수치다.
전문위원실은 보건의료정책관 분야 중 전공의 단기해외연수 지원사업 예산 1억원의 계속추진 여부 재검토를 요구했다.
이유는 수도권 및 대형병원 위주 지원과 기피과 개선 효과 미흡 등 사업효과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또한 문재인 케어 안착에 필수적인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예산 72억원(올해 50억원)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복지부는 증액이유로 신규 및 추가 병동 수를 올해(1만병상) 대비 증가된 1만 4400병상으로 계획하고, 총 목표병상 수 50%인 7200병상을 지원기준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전문위원실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도입 이후 현재까지 병상 증가 추이를 보면 당초 복지부가 계획한 목표에 비해 지연되고 있고, 향후 간호인력 수급문제로 목표를 달성하는데 현실적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실제 2015년과 2016년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 시설개선지원 사업 집행률을 보면, 2016년 경우 시설개선비 지원대상으로 선정된 의료기관 중 26개 기관이 간호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서비스를 개시하지 못해 총 예산 30%에 해당하는 15억원이 불용됐다.
전문위원실은 현재와 같은 여건이나 제도 변화가 없을 경우 2018년 증액된 예산 중 불용액 규모가 더 커질 소지가 있다면서 간호인력 수급문제를 포함해 의료기관 참여율을 제고시킬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보건의료인 행정처분통합관리시스템 구축 등 보건의료정책개발지원 예산 34억원 편성 문제점도 지적했다.
올해 대비 24억원 증액된 보건의료정책개발지원 사업은 의료인 행정처분 및 면허신고제 관리내역사업 중 행정처분통합관리시스템 기능 개선(20억원)과 행정처분 전산화 사업(1억원), 의학한림원 운영지원(2억원) 등으로 구성됐다.
복지부는 의료인 행정처분을 2009년 구축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데, 행정처분 위반 횟수 등 단순 기능으로 구성돼 행정처분 관련 시효 산정이나 통계산출 등을 수작업으로 하고 있다며 통합시스템 구축 필요성을 설명했다.
해당 시스템은 정부통합전산센터에 입주돼 운영 관리될 계획이므로, 전자정부법 및 편성지침에 따라 행정안전부가 소관하는 정부통합전산센터 시스템을 대신해 구매 설치해야 한다.
이에 대해 전문위원실은 해당 예산은 비목이 일반연구비로 편성돼 위임 발주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집행과정에서 부득이하게 예산을 전용해야 하는 문제가 유발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국민건강증진기금으로 사용하는 의료정보 기반구축 및 융합지원 사업 역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복지부는 올해 '원격의료 제도화 기반구축 사업'명을 내년도 '의료정보 기반구축 및 융합지원사업'으로 변경했다.
예산은 올해 대비 7500만원 감액된 14억 2000만원이다.
이 사업은 민간경상보조 비목으로 편성돼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등 특정 보조사업자에게 보조금을 교부하는 형태로 수행됐다.
전문위원실은 조사 및 연구 제도화지원 사업은 국가의 ICT 기반 의료정보화 정책 수립과 관련된 연구개발을 수행하는 사업이므로 민간이 행하는 사업을 국가가 조성하는 사업이라고 보기 어렵다면서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등 특정 연구기관을 대상으로 보조금을 교부하는 것은 부적절한 측면이 있다고 개선을 촉구했다.
특히 최근 3년간 수행해온 연구내역을 보면, 원격의료 관련 체계적 문헌검토와 총괄평가, ICT 기반 보건의료 활성화 조사 연구 등 특정 연구기관을 지정해 수행하도록 할 만한 특수한 성격의 과제를 수행한 것은 아니다 라면서 민간경상보조에서 정책연구용역비로 변경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권고했다.
디지털 헬스케어 정보 제공사업 재검토를 요구했다.
복지부는 의료-IT 융합서비스 대국민 홍보를 강화하고 의료서비스 해외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의료-IT 혁신센터'(헬스케어 미래관)운영하고 보건산업진흥원에 보조금을 교부하고 있다.
내년도 사업 수행을 위해 올해와 동일한 4억 4000만원을 편성했다.
전문위원실은 2016년 12월 헬스케어 미래관 개관 이후 올해 8월까지 누적 관람객 수가 3400명으로 일 평균 20명 이내로 당초 계획한 대국민 홍보 효과를 달성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전문위원실은 공공보건정책관 소관 사업 중 국립암센터 부속병원 시설개선(50억원)과 국립중앙의료원 현대화 지원(228억원), 지역거점병원 공공성 강화(622억원) 등 대규모 예산집행에도 철저한 사업관리를 주문했다.
야당 관계자는 "보건복지위원회 전문위원실에서 이례적으로 복지부 예산안에 강한 문제 제기를 한 것 같다"면서 "이번주 예산심사소위원회에서 야당의 대폭적 삭감 요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차관과 실국장들이 애를 먹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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