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 대불금 제도 자체에 문제를 제기해왔던 의사 단체는 대불비 부과 징수 공고가 나오자 참을 수 없다며 위헌 소송에 돌입할 예정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하 의료중재원)은 의원급 보건의료기관 대불금이 모두 소진됐다며 의원 2만9675명을 대상으로 손해배상금 대불비용 부담액 7만9300원을 부과, 징수한다고 공고했다.
손해배상금 대불제도는 의료사고 피해자가 법원 판결 및 한국의료분쟁조정원의 조정에 따른 손해배상금을 요양기관이 제때 지급하지 않을 때 중재원이 먼저 지급하고 나중에 돌려받는 제도다. 의료사고 피해자의 신속한 구제, 보건의료인의 안정적 진료환경 조성이 제도의 취지다.
의료사고 피해 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제47조 제2항 및 제4항과 같은 법 시행령 제27조 제1항~3항을 근거로 하고 있다.
의원급 대상 손해배상 대불금 부과 소식이 전해지자 대한의사협회와 전국의사총연합은 각각 별도로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의협은 위헌소송 등 관련 소송을 진행하기로 결정짓고 산하 시도의사회를 통해 소송 참여자를 모집하고 있다. 현재 대불비 부과 대상자가 의원급 보건의료기관 개설 운영자로 한정돼 있어 소송을 진행할 원고는 의원급 개설자만 참여할 수 있다.
의협은 "제도 취지와 다르게 보건의료인에 대한 안정적 진료환경 보장 없이 피해자에 대한 신속한 구제에만 편향돼 있다"며 "보건의료기관 개설자를 대상으로 재원을 확보하고 그 금액과 납부 방법 및 관리 등에 관한 사항을 대통령령으로 포괄 위힘하고 있어 법률 유보원칙 및 포괄위임법금지 원칙에 위배되며 개인 재산권에 대한 과도한 침해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환자는 대불제도 당사자임에도 정작 재원 확보 대상에서 배제돼 있어 평등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존재한다"며 "보건의료기관을 개설했다는 이유만으로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에 필요한 재원을 강제 납부하도록 하고 있어 자기책임 원리도 위반"이라고 꼬집었다.
전국의사총연합 역시 손해배상 대불금 제도에 대해 헌법 소원을 제기하기로 하고 역시 의원급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소송 참여자 모집에 들어갔다.
전의총 최대집 대표는 "법제실장에게 사전 자치권의 완전한 부정, 헌법상 자유권적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내용의 법률이라는 법률 검토의견을 받았다"며 "소송 참가비는 100원"이라고 했다.
한편, 의협과 전의총의 위헌 소송에 앞서 의료계는 이미 손해배상 대불금 제도가 부당하다며 의료중재원을 대상으로 소송을 진행한 경험이 있다. 다른 점이라면 위헌소송이 아닌 '손해배상금 대불제 시행 및 운영방안 공고처분 취소'의 행정소송이었다는 것.
당시 법원은 손해배상금 대불제도에 위헌 여부가 있는지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까지 맡겼고, 헌재는 의료분쟁조정법 47조 1항과 2항은 위법하지 않다고 했다. 법원 역시 헌재 결론에 따라 모든 의사들이 공동으로 손해배상 부담을 질 이유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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