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전부터 의료계가 심각한 우려를 쏟아내던 마약류 시스템이 결국 도입되자 대한의사협회가 제도 개선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일선 의사들의 불편과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실태조사를 통해 문제점을 파악한 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도개선을 요구하겠다는 방침이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20일 "마약류 통합 관리 시스템 도입에 의료계의 우려가 많았는데도 별다른 개선없이 결국 시행된 것이 사실"이라며 "이로 인해 회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우선 전국의 회원들을 대상으로 이용 현황과 시스템의 문제점을 취합하는 과정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제도 개선을 도모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5월부터 마약류 통합 관리 시스템을 마련하고 전국 병의원에 이에 대한 보고를 의무화했다.
이에 따라 향정신성 의약품을 처방하는 모든 병의원은 구입내역부터 처방 현황, 잔존량을 모두 이 시스템에 보고해야 하며 이를 위반하면 처벌이 내려진다.
우선 의료계의 반발에 식약처가 처분을 당분간 유예하고 케이스별 보고가 아닌 통합 보고로 일부 부담을 완화시켰지만 일선 의사들의 토로는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당장 처분이 내려지지 않는다 해도 일시적일 조치인데다 행정부담과 개인정보 처리 문제 등은 여전히 의료기관들이 안아야 할 부담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아예 마약류 처방을 포기하는 상황까지 벌어지면서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는 상황. 정신과 등 일부 과목들은 아예 이를 공론화하며 내부 논의도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의협이 서둘러 실태조사에 나선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단순히 특정과의 문제가 아니라 개원가 전체의 부담이라는 점에서 의협 차원에서 대처해야 한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의협은 우선 전국 회원들에게 설문조사 형식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조사문항에는 마약류 통합 관리 시스템 이용 횟수부터 한번 이용하는데 걸리는 시간 등 실제적인 운영 상황을 묻는 질문이 들어있다.
또한 이에 대한 장단점과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비롯해 개선을 위해 필요한 부분까지 구체적으로 묻고 있다.
일선 의사들의 실제적인 목소리를 통해 마약류 통합 관리 시스템에 대한 개선 작업을 도모하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의협 관계자는 "우선 회원들이 어떻게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는지 실제로 업무 부담이 과중한지 시스템의 문제점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이를 활용해 식약처에 구체적인 문제점을 지적하고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근거 자료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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