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7월 19일 ▲혁신(첨단)의료기기 별도 평가절차 마련 ▲체외진단기기 인허가 단축 및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 도입 ▲의료기기 인허가 통합서비스 등 의료기기 규제개혁을 천명한 가운데 관계기관이 개선안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융·복합 혁신의료기기 등장과 맞물려 신의료기술평가 제도개선에 대한 의료기기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하 NECA) 신의료기술평가사업본부 신채민 본부장은 지난 19일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정기포럼에서 신의료기술평가 대상에 해당하는 혁신의료기기 정의와 평가항목을 비롯해 별도 평가트랙에 대해 설명했다.
신 본부장에 따르면, NECA는 신의료기술평가 대상 혁신의료기기를 ‘신의료기술평가 대상으로 확인된 의료기술 가운데 상대적으로 빠른 성장을 보이는 첨단기술 등을 활용해 유효성을 입증할만한 연구결과가 부족하나 맞춤형 서비스, 정확도 및 편의성 제고 등을 통해 의료결과의 현저한 향상이 기대되는 의료기술’로 정의(안)을 마련했다.
또 혁신의료기기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각각 ▲기술적 속성 ▲사회적 속성 ▲의료적 속성에 부합하는 7개 검토항목에 부합해야 한다.
신채민 본부장은 “신의료기술평가 대상 혁신의료기기 정의는 현재 체크리스트를 80~90% 마련한 상태”라며 “향후 구체적으로 보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간 혁신의료기기는 개발이력이 짧아 안전성·유효성을 입증할 연구결과가 부족해 시장진입이 쉽지 않았다.
더욱이 시장진입을 하더라도 혁신 가치에 대한 저평가로 의료기기업체들의 투자 동기를 저하시킨다는 문제점이 제기돼왔다.
NECA는 이에 2019년 1월 신의료기술평가 대상 혁신의료기기(의료기술) 별도 평가트랙을 도입해 ‘선진입-후평가’를 통해 시장진입 속도를 앞당긴다는 방침이다.
혁신의료기기 별도 평가트랙의 핵심은 신의료기술평가 시 ‘잠재적(포괄적) 가치’를 추가한 것.
식약처 허가를 통해 안전성이 확보된 경우 문헌적 근거가 다소 부족하더라도 포괄적 가치가 높다고 평가받으면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을 수 있다.
이는 기존 문헌 중심 안전성·유효성 평가방식에서 문헌평가와 함께 포괄적 가치평가를 추가해 신속한 시장진입을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포괄적 가치는 ▲임상(질병의 중요성·질병의 희귀성) ▲임상(환자의 신체적 부담·삶의 질) ▲사회(환자의 경제적 부담·남용 가능성) ▲기술(대체기술 유무·기술의 혁신성)에 걸쳐 총 8개 항목을 검토·평가한다.
또 별도 평가항목을 통한 포괄적 가치는 관련분야 전문가 8명으로 구성된 혁신의료기술평가 소위원회를 구성해 평가한다는 계획이다.
NECA는 이 같은 별도 평가를 통해 신의료기술로 인정된 혁신 의료기기에 대해 일정기간 근거 축적을 조건으로 의료현장에서 사용 가능한 ‘조건부 신의료기술’로 승인한다.
다만 조건부 신의료기술로 인정받더라도 근거창출을 위한 과정관리가 필요하고, 일정기간 경과 후 창출된 근거를 포함해 근거 기반 ‘재평가’를 받아야한다.
신채민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본부장은 “혁신의료기기 별도 평가트랙은 안전성이 확보된 경우라면 유효성에 대한 문헌적 근거가 다소 부족하더라도 포괄적 가치평가를 통한 신의료기술로 인정해 의료현장의 빠른 시장진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신의료기술평가 제도개선을 통해 혁신의료기기의 선진입-후평가를 시행한다고 하지만 정작 기존 평가유예 또는 제한적 의료기술과 같은 제약에 발목 잡혀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신 본부장은 관련해 “우리 또한 혁신의료기기 별도 평가트랙을 디자인하면서 평가유예·제한적 의료기술처럼 사용하지 않는 제도가 될까봐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조건부 신의료기술로 승인받은 후) 근거창출을 위한 과정관리 수준을 어느 정도까지 해야 하는지, 또 기간을 얼마나 주고 재평가를 수행하는지 여부에 따라 업계가 느끼는 체감이 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회사별로 어려울 경우 협회를 통해 세부적인 의견을 주면 최대한 관련 학회와 논의하고 검토해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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