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작스레 오리지널 챔픽스의 상한액이 1800원에서 1100원으로 38.9% 인하된 만큼 복제약들도 '싼 가격'을 내세워 경쟁하기에 힘에 부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14일 오리지널 챔픽스의 물질특허 만료와 함께 한미약품 '노코틴', 종근당 '챔클린', 환인제약 니코버, 삼진제약 니코바이 등의 제네릭이 시장에 진입한다. 출시 대기 중인 품목은 총 33개사 66품목이다.
바레니클린을 성분으로 하는 화이자제약의 금연치료제 챔픽스는 정부 금연 정책과 맞물려 처방액이 작년 기준 600억원 대로 급성장, 후발주자의 표적이 됐다.
챔픽스의 물질특허 최종 만료 예정일은 2020년 7월 19일이었지만 국내 제약사들이 제기한 소극적 권리범위 확인에서 패소하면서 14일부터 염 변경 제네릭의 출시가 가능해졌다.
문제는 상한액 인하에 맞물려 시장 파이가 반토막 수준인 300억원 대로 줄어들었다는 것. 앞서 보건복지부는 "내년도 금연지원사업 예산이 줄어들고 금연보조치료제 챔픽스 개량신약의 14일 등재에 맞춰 챔픽스와 개량신약 약가를 1800원에서 1100원을 인하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오리지널리티를 강조한 챔픽스와 동일선상에서 경쟁해야 하는 복제약 업체들로서는 상한액 이하의 가격으로 경쟁력을 갖춰야 하지만 이미 38.9% 인하된 터라 추가 인하 여력에 부담감을 호소하고 있다.
중소 업체에 해당하는 A제약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복제약이 출시되면 오리지널 대비 많게는 절반 가격, 혹은 20~30% 낮게 책정한다"며 "동일 성분, 동일 제형이면 가격 이외에는 오리지널을 이길 장점이 없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이번엔 상한액에 맞춰 1100원 그대로 복제약을 출시하기로 했다"며 "이미 예상하던 가격에서 38.9% 인하된 터라 더 이상 추가 인하 여력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일단 당분간 지켜보고 약가 인하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다른 제약사들도 웬만해선 가격을 인하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H 제약사 관계자는 "일부 제약사가 1100원 이하로 계약을 한 것 외에는 모두 상한액에 맞춰 계약한 것으로 안다"며 "일단 한달에서 두 달 정도 시간이 지나 처방액 결과가 나와야만 업체들이 가격 재산정에 들어갈 것이다"고 전망했다.
정부가 1100원을 넘긴 의약품에 대해선 금연사업 배제 입장을 밝힌 터라 다수의 제약사들이 상한액 기준을 수용한 상태. 화이자 역시 가격정책을 수용, 정부의 금연사업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P제약사 관계자는 "다수의 제약사 참여로 인해 금연 홍보 등으로 약가 인하분을 메꿀 정도로 금연 시장이 커질지, 아니면 같은 가격대기 때문에 오리지널이 독주할지 모르겠다"며 "시장 파이가 커져도 정부 예산이 한정돼 있지 않냐"고 지적했다.
가격이 차별적인 요소가 되지 못하면서 오히려 유일한 염을 사용한 품목이 부각된다. 바레니클린 성분 금연 치료제는 타르타르산염을, 60여 개 제네릭은 살리실산염이나 베실산염을 사용했지만 한미약품은 유일하게 옥살산염으로 차별화 전략을 세웠다.
노코틴은 바레니클린 옥살산염 수화물(varenicline oxalate hydrate) 성분의 금연 치료제로, 금연치료 성분인 바레니클린에 옥살산염(oxalate)을 붙여 열 안정성을 높이고 품질 균일성을 확보했다는 게 한미약품 측 설명.
결국 시장의 선택은 의사들의 손에 달렸다.
내과의사회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같은 가격, 같은 기전, 같은 제형이면 오리지널을 쓴다"며 "챔픽스가 금연치료제의 대명사처럼 인식돼 왔고, 환자들도 많이 알고 있다는 점에서 후발주자들의 공략이 쉽지 않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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