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과 고지혈증을 함께 잡는 다이어트 치료제'로 부상 중인 노보노디스크 삭센다에 부작용 위험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전임상에서 쥐의 갑상선암을 유발했고 이에 갑상선 수질암 병력이 있거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사용 금지이지만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묻지마 처방'이 이뤄지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22일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건약)는 논평을 통해 삭센다의 무분별한 처방에 대해 문제 제기했다.
삭센다는 당초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됐다. 음식물을 섭취하면 장에서 GLP-1이라는 물질이 분비돼 식욕이나 음식 섭취를 억제시키는데 삭센다는 GLP-1이라는 물질과 유사한 구조로 식욕을 조절하는 뇌의 일정 부분에 작용하여 포만감을 높이고 공복 느낌을 낮추는 방식으로 체중감량을 시킨다.
특히 당뇨병 치료제 기전을 통한 체중감량 효과뿐 아니라 혈압과 고지혈증까지 관리가 가능하면서 삭센다는 출시 4개월 만에 품절 사태를 빚었고, 이후 한국에 입고될 때마다 완판되고 있다.
건약은 "현재 국내에서는 비만클리닉은 물론이고 피부과, 내과 등등 온갖 의원에서 평생 맞아도 아무 부작용 없는 약, 혈압도 떨어뜨려주고 고지혈증도 내려주고 일석백조의 다이어트 치료제로 삭센다를 광고하고 있다"며 "체중이나 체질량지수 확인은 고사하고 최대 금기 사항인 갑상선 병력에 대한 질문도 없이 무작위로 처방되고 있는 실정이다"고 지적했다.
건약은 "삭센다는 전임상 시험에서 쥐에서 갑상선암을 유발했고 이에 갑상선 수질암 병력이 있거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사용 금기"라며 "췌장암의 위험을 10배 상승시키는 췌장염 비율도 4배나 높아졌다"고 꼬집었다.
젊은 여성의 사용 빈도가 높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기형아 출산, 유산 위험 또한 높아졌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게 건약의 제언.
삭센다의 효과에 대해서도 의문 부호를 달았다.
건약은 "2015년 노보노디스크의 임상 시험 결과는 대대적으로 회자됐는데 삭센다가 무려 체중의 10%를 감량시켜준다는 것이었다"며 "1년에 걸쳐(56주) 총 3,731명을 대상(당뇨병이 없고 체질량지수가 30이상이거나, 27이상이면서 고지혈증 또는 고혈합 등이 있는 비만환자)으로 시행된 이 임상 시험의 결과는 많은 뉴스에서 삭센다, 10%의 체중 감량 성공이라는 타이틀을 달았다"고 밝혔다.
건약은 "임상시험 대상 환자의 평균 체중은 106.2kg이었고 체질량지수는 38.3이었다"며 "한국 여성 평균 키를 162cm로 가정했을 때 이 체질량지수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몸무게가 100kg을 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즉 삭센다의 효과는 국내 대다수 삭센다 유랑객들의 몸무게로는 범접하지 못할 평균 체중에서 시험된 것이고, 최소 70kg이상 되는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건약은 "평균 106.2kg 환자들은 투약 1년 후 평균 8.4kg을 감량했다"며 "삭센다를 투여한 환자 중 63.2%가 체중의 5% 감량, 33.1%가 10% 감량에 성공한 것이고, 이것이 저 화려한 뉴스 타이틀의 실체"라고 꼬집었다.
건약은 "1890년대부터 갑상선 호르몬부터 레이보우 필스, 펜펜, 최근의 리덕틸까지 수많은 다이어트 약들이 등장했다가 심장판막질환, 뇌졸중, 심근경색 등등 치유하지 못할 상처들을 남기고 떠나갔다"며 "삭센다의 위험을 우려할 만큼의 데이터는 충분하다는 점, 더군다나 삭센다는 다이어트 약이 아니라 중증·고도의 비만 환자만을 대상으로 한 비만치료제라는 점을 잊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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