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10만명 대상 대규모 코호트 진행…ARB·ACEi-체중 감소·장흡수율 조사 결과 관련성 '무'
ARB 계열 고혈압 치료제 올메사르탄이 만성 소화장애 등 장 질환(enteropathy)과 관련이 없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과거 올메사르탄 성분의 장 질환 유발 가능성을 둘러싸고 소송전이 벌어진 바 있지만 국내 연구진들은 10만명의 데이터를 추적, 장 질환과의 상관성이 없다고 결론졌다.
아주대 유승찬 정보의학 교수 등 6명의 연구진은 최근 대한내과학회지를 통해 '올메사르탄의 장 질환 관련성' 연구 결과를 게재했다.
널리 사용되는 ARB(AngiotensinII 수용체 차단제)인 Olmesartan은 2012년 미국 메이요클리닉 연구팀이 장 질환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2014년 환자들이 올메사르탄 개발사에 부작용 고지 위반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고, 2017년 3000억원에 달하는 합의금을 내고 사태는 일단락됐다.
연구팀은 2005년 1월과 2012년 12월 사이에 안지오텐신 전환 효소 억제제를 처방받은 10만 8,559명의 환자(5만 8,186명 여성)을 대상으로 코호트 연구를 진행했다.
첫 등록된 10만 8687명 중 이미 장 질환으로 진단받은 128명을 제외한 10만 8559명 중 ACEi 복용자는 8,487명(여성 45.4%), 올메사르탄 복용자는 2만 3,610명(여성, 47.9%), 기타 ARB 복용자는 7만 6462명이었다.
결과를 보면 10만 8,559명 중 31명이 장 질환을 진단 받았다. 인구 1000명 당 장 질환자 발생률은 ACEis에서 0.73, 올메사르탄 0.24, 기타 ARB 그룹에서 0.37로 조사됐다.
1년 이상 약물을 투여받은 환자군의 결과도 비슷했다. 특별히 올메사르탄이 타 ARB 대비 장 질환을 유발한다는 유의미한 차이는 확인할 수 없었다.
인구 1000명당 장 질환자 발생률은 ACEis 군이 0.99, 올메사르탄 0.18, 기타 ARB 복용군이 0.19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성향 분석(propensity score)을 통해 일치하는 665명의 환자를 그룹으로 묶어 체중 감소 영향을 살폈지만 ACEis 그룹(-0.3kg/year)이 올메사르탄 그룹(0.1kg/year)보다 더 감소 폭이 컸다.
연구진은 "ACEi 복용환자의 체중 감소가 ARB 복용자들보다 더 큰 이유는 분명하지 않다"며 "다만 이 연구의 강점은 상대적으로 큰 표본을 가진 국가 대표 코호트를 분석해 아시아계의 올메사르탄과 장 흡수율 사이의 관계를 최초로 확인한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결론적으로 우리는 올메사르탄이 일반적인 한국인의 장내 흡수율 저하나 체중의 상당한 감소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며 "올메사르탄 사용은 ACE 억제제 사용에 비해 일반적으로 장 흡수율 저하나 체중 감소 발생을 증가시키지 않았다"고 결론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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