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병원의 간호인력 부족의 가장 큰 원인인 '대형병원 신입 간호사 대기'를 폐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간호인력 부족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단기적 방안이라는 이유에서다.
대한지역병원협의회는 17일 세종대에서 개최한 춘계학술대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중소병원의 간호인력 부족 문제의 해결을 촉구했다.
지역병원협의회는 8명이 공동회장(박양동·박원욱·박진규·신봉식·이동석·이상운·이윤호·장일태)을 맡으며 지난 10월에 창립총회를 갖고 첫 번째 학술대회를 열었다.
이상운 회장은 "중소병원 의료의 질은 높다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다"며 "트레이닝 과정이 잘 돼 있고 임상경험도 충분하다. 문제는 인력이 없다는 것이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간호인력만 충분히 공급되면 의료의 질 문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인력이 불균형하게 분포되고 있는 것은 정부 정책이 실패했다는 것이다. 실력은 뒤지지 않는데 의료자원이 심각하게 불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토로했다.
심정현 학술이사는 간호인력 부족 원인 중 하나인 대형병원 간호사 대기 문제를 꺼냈다.
그는 "전국 대학병원은 모두 간호사 대기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보면 되는데, 아무리 간호대를 늘여서 간호사를 많이 뽑는다고 해도 지원서는 빅5 등 대형병원으로 몰린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대형병원으로 몰리는 게 문제가 아니라 간호사를 뽑아놓고 나머지 불합격자를 대기로 걸어놓는다는 게 문제"라며 "중소병원에서 일하다가 대학병원 합격 소식을 들으면 바로 다음날 나오지 않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 인력을 충원할 때까지의 시간조차도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심 이사는 "수술이 잡혀있는데 합격 통보를 받았다며 당장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그럼 중소병원에 있는 환자는 어떻게 되는 건가"라고 반문하며 "간호사 태움 문제도 중소병원에서는 상상도 못하는 문제"라고 토로했다.
이어 "신입 간호사 대기 제도 폐지는 간호인력 수급 문제 해결을 위해 가장 먼저 단행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지역병원협의회는 정책위원회를 별도로 구성해 20개 안을 단기 계획으로 선정, 정부 등에 제안할 예정이다. 간호인력 차등제 개선, 의사 당직제 개선, 중소병원 특별세 감면,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구급차 운영 해결안 등이 그것이다. 다음 달 12일에는 간호인력 수급 문제에 대한 국회 공청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이상운 회장은 "우리나라 병원 지도를 펴보면 대도시 말고는 시군구에 (병원이) 한두개 정도"라며 "의료자원은 한정적이고 의료 인력도 중앙으로 쏠려 있다. 간호인력이 배분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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