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가 마약류에 대한 오남용 기준 정립에 착수했다.
현재 식약처는 의사에게 마약류 처방 환자 수, 사용량 등을 분석한 정보를 제공하지만 오남용 기준이 없어 적정 처방 유도에 한계가 있었다.
7일 식약처 마약관리과에 따르면 최근 식약처는 의사협회에 졸피뎀·프로포폴 등 향정신성의약품에 대한 오남용 기준 연구용역을 의뢰한 것으로 확인됐다.
식약처 관계자는 "마약류와 관련해서는 국내는 물론 해외도 정확한 오남용 기준이 없다"며 "허가 사항에 용법 용량, 효과만 언급돼 있을 뿐 개별 환자마다 처방이 달라 기준이 부재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의사협회와 시의사회나 정신건강의학과 등과 만나봐도 환자마다 용법 용량이 개별화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을 뿐이다"며 "특정 기준을 넘는다고 반드시 오남용이라 볼 순 없지만 비정상적인 부분을 가려내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의료진의 충분한 의견 반영을 위해 자체 연구용역을 진행하는 대신 의사협회에 의뢰키로 결정했다.
대상은 진통제 11개, 항불안제 10개, 최면진정제 8개, 마취진통제 7개, 식욕억제제 5개, 진해제 3개, 항뇌전증제 2개, ADHD 치료제 1개 성분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2월 의사협회에 연구용역을 의뢰했다"며 "졸피뎀, 프로포폴, 펜터민, 디아제핀, 디히드로코데인 등 해당 성분이 총 47개에 달해 3년을 목표로 최종 결과물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마약법에 마약류 오남용 문제에 대해 식약처장 권한으로 사용 중지를 명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며 "현재 이를 적용할 수 없는 건 규정만 있을 뿐 무엇이 오남용인지 기준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남용 기준 마련을 두고 규제를 도입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시선이 있지만 이를 강제할 생각은 없다"며 "전문가의 영역을 존중하기 때문에 기준 정립 이후는 의사협회가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의사협회 관계자는 "식약처 연구용역과 관련해 2월 계약을 맺고 진행하고 있다"며 "오남용 방지 노력의 일환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4월 초 졸피뎀 관리에 대해 대회원 안내문을 보낸 것도 오남용 방지 대책의 연장선상이었다"며 "조만간 프로포폴에 대한 관리 주의 안내문도 발송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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