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토론회서 병원 내 간호사 궁지로 내몰리는 구조적 한계 지적 고용노동부, 병원 100개소 특별기획감독·합동 점점 등 대안 모색
지난해와 올해 초 두 명의 간호사가 극단적 선택을 내린 후 병원구조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지적됐지만 현장의 간호사들의 고통은 여전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병원 내 간호사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불상사를 막기 위한 병원의 노력은 미비하다는 게 그 이유.
이 같은 내용은 지난1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소하 의원(정의당), 김상희 의원‧남인순 의원(이상 더불어민주당) 공동주최로 열린 '연이은 간호사의 죽음이 가져온 변화와 향후 과제 토론회'에서 언급됐다.
이번 토론회는 지난해 극단적인 선택을 내린 아산병원 고 박선욱 간호사와 올해 초 서울의료원 고 서지윤 간호사 사망 이후 병원 내부의 문제와 현장 변화를 되짚는 것이 주요 목적.
법률사무소 일과사람 권동희 공인노무사는 "고 박선욱 간호사 사망 사건 이후 지난해 12월 말 소위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도입됐다"며 "하지만 간호사의 위계적 구조 등의 상황에서 고인의 생존당시 관련법의 유‧뮤가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고 말했다.
또한 서울의료원 김경희 간호사는 "서울의료원과 서울시의 미온적이 협조로 진상대책위 활동이 50여일이 지나도록 동료간호사들의 인터뷰조차 이뤄지고 있지 않다"며 "서울의료원 조직 내의 보복성 인사 등으로 인해 객관적이고 공정한 진상규명을 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고 언급했다.
즉, 아산병원과 서울의료원 모두 아직도 유족과 대책위 병원 내 노동자에게 사과하고 있지 않고, 진상조사에도 진지하게 임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문제점으로 짚고 있는 것.
이어지는 토론에서는 병원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파생되는 개인적‧대인간 괴롭힘이 언급됐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최민 직업환경의학전문의는 "고 박선욱 간호사의 산재인정은 병원의 구조적인 문제 자체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고 이로 인해 노동자가 자살에 이르렀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해야한다"며 "비체계적이고 부족한 신입 간호사의 교육 등 구조적인 환경이 대인간 갈등으로 이어졌다는 점을 기억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간호사들의 죽음이 단순한 대인간 문제가 아닌 아산병원과 서울의료원 대책위에서 지속적으로 강조한 '병원의 구조적인 태움'이라는 것. 향후 직장 내 방지와 관련된 관심과 대응이 구조적 문제에 좀 더 집중해야 된다는 게 최 전문의의 주장이다.
그는 이어 "아산병원과 서울의료원의 태도는 간호사의 안타까운 죽음에도 현장의 변화와 예방 노력이 현장에서 이뤄지지 않음을 의미하고 있다"며 "책임 있는 자들이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을 시작하도록 병원의 사과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다.
정부, 개선대책 계속 진행 중 "노력하겠다"
이와 관련해 보건복지부는 현재 나온 대책들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과 동시에 부족한 부분에 대해선 논의를 통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간호정책TF 홍승령 팀장은 "복지부의 간호대책이나 보건의료인력지원법 등 논의과정에서 만들어진 대책과 법이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말을 하고 싶다"며 "몇 년 전부터 실시된 논의가 이제야 조금씩 결실을 맺고 체계적으로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홍 팀장은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체감으로 느끼기에는 대책들이 부족한 점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대책들이 이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간호정책TF가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간호사들의 근무환경과 업무 관련해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지 고민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오는 하반기에 실시하는 병원 특별기획감독을 통해 병원 근로 환경을 점검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산업보건과 고병곤 사무관은 "병원 100개소에 대해 특별기획감독을 예정하고 있고 일부 사업장에 대해서는 합동점검도 할 계획"이라며 "특히, 아산병원이나 서울의료원등 자살이 발생한 병원은 자세한 감독이 실시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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