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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 첫날' 의료현장 불안 줄이자…의대교육 틀 바꾼다

황병우
발행날짜: 2019-05-31 06:00:59

KAMC, KEPA 의견수렴 공청회서 논의…의대 과정서 인턴 역량교육
연내 '역량평가 툴' 개발 완료 후 전국 의과대학 적용 예정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이하 KAMC)가 의대 졸업 직후 진료현장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역량평가를 마련한다.

KAMC는 지난 30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5차 의학교육학술대회 중 KEPA개발경과 보고 및 의견수렴 공청회를 열고 향후 의학교육에 인턴 역량평가 방안을 논의했다.

현재 국내 의학교육은 역량중심 개념이 도입됐지만 여전히 각 대학에서는 적용‧과 활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

즉, 기본의학교육 평가인증 기준은 각 대학이 충족하고 있지만 형식적인 형태에 그쳐 실제 활용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의미로 의대생이 졸업 후 의사로서 진료현장에 바로 투입돼 보여줘야 하는 핵심역량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물음표가 붙어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이 '현 기본의학교육(BME)이 졸업 후 교육(GEM)로 이어지는데 충분한가?' 라는 고민의 시작이 KAMC가 KEPA(KAMC Entrustable Professional Activities, 이하 KEPA)개발의 계기다.

KEPA의 기본 개념은 의대졸업생이 인턴을 수행하는 첫날에 할 수 있어야 하는 수행목록과 위임 가능한 혹은 가능하지 않은 행동을 제시하고 이를 평가하는 툴을 제시하는 것.

의사로서 진료현장에서 수행해야할 것들이 많이 있지만 그 범위를 의사로서 진료현장을 처음 접하는 '인턴 첫날'로 한정시켜 우선 갖춰야할 핵심역량을 미리 준비시켜주고 그 외의 부분은 나중에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졸업 후 교육과 연계시키는 게 KEPA의 핵심이다.

KEPA의 개발은 KAMC가 지난해 3월 KEPA개발 TFT를 구성해 지난 해 4월 첫 회의를 시작으로 올해 2월 까지 KEPA 개발 작업과 타당화 작업이 이뤄졌다.
KEPA 개발 과정

현재까지 나온 KEPA의 내용을 살펴보면, 대상은 의과대학 졸업 후 대다수 졸업생이 선택하는(단독진료자 제외) 수련병원에 들어가서 인턴-레지던트 교육을 받는 학생으로, 수준은 의대 졸업생이 인턴 첫날 수행할 수 있어야 하는 위임 가능한 행동으로 전제했다.

'위임 가능한'이라는 것은 인턴이 병원 내에 들어와서 독립적으로 EPA를 수행하지만 즉시 감독을 이용할 수 있거나, 독립적으로 EPA를 이용할 수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

KEPA는 ▲병력청취외 신체진찰을 한다 ▲우선순위에 따라 감별진단을 수립한다 ▲진단가설에 합당한 검사계획을 수립한다 ▲기본진단 검사결과를 해석하고 설명한다 등 크게 10가지로 구성돼있다.

또한 각각의 항목은 ▲활동설명 ▲요구되는 활동 ▲KAMC졸업성과 ▲평가 ▲위임가능단계에서의 행동 예시 등으로 이뤄져 있다.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예를 들어 KAMC가 제시하는 기본의학교육 졸업성과(KGO)와 연계해 졸업성과 A항목을 수행능력은 'KEPA A, B, C, 항목을 수행 할 수 있어야 한다'라는 식으로 평가가 되는 것이다.
KEPA-KGO연계 평가 매트릭스

현재 KAMC는 올해 안에 KEPA 개발을 끝내 각 의과대학이 내년부터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지난 30일부터 열린 '제35차 의학교육 학술대회'에서 경과보고와 의견수렴을 위한 공청회를 가졌다.

이날 공청회에선 각 의과대학교수들은 KEPA 개발의 필요성에는 공감했지만 의대 내에 관련 툴을 적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부담을 느끼는 모습이었다.
KPEA(안) 세부 지표 중 일부 발췌

가령 의대는 진료의사뿐만 아니라 연구자도 양성하는 곳이지만 KEPA에 집중하다보면 병원의 역할에만 교육이 집중될 수 있다거나, 정작 KEPA에 맞춰 교육을 하더라도 실제 현장에서 인턴 근무 첫날 누구도 인턴에게 환자 진료를 맡기지 않는 환경을 고쳐나가는 고민이 동반돼야 한다는 제언이 이어진 것.

이밖에도 'A를 능수능란하게 수행할 수 있다' 등 한국어 특유의 정확한 정도를 파악하기 힘든 용어 표현에 대해서도 단순명료한 표현이 사용된다는 지적도 있었다.
KEPA(안)세부 지표 중 일부 발췌

이와 관련해 양은배 KEPA개발 팀장(연세의대)은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들을 받아드려 논의를 하겠다고 밝히면서도 KEPA의 활용이 향후 의과대학 교육의 틀을 바꿀 것으로 내다봤다.

양은배 교수는 메디칼타임즈와의 대화에서 "KEPA를 정규로 하긴 어렵지만 각 대학에 전달되면 병원에서 인턴을 뽑을 때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못하는지 평가의 지표가 될 것"이라며 "병원에서 인턴 선별의 하나의 툴로 작용한다면 자연스럽게 교육도 바뀔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의사로서 자격증이 있기 때문에 이것만큼은 필수적으로 할 수 있어야하고 병원 또한 확인하고 위임할 수 있는 게 핵심"이라며 "아직 개발이 끝난 것이 아니라 혼란이 있지만 추후 EPA를 평가할 수 있는 매트릭스와 오늘 나온 의견을 바탕으로 KEPA를 완성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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