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전 세계 제약·바이오 시장을 이끌고 있는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와 마운자로(터제파타이드)의 뒤를 이을 '차세대 비만·당뇨병 치료제'들의 개발 현황이 공개된다.
오는 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막하는 미국당뇨병학회(ADA 2026)의 플레너리(Plenary) 및 주요 구두 발표(Oral Presentation) 세션 라인업이 공개되면서 비만‧당뇨병 치료제 시장을 둘러싼 글로벌 빅파마들의 주도권 경쟁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글로벌 시장을 지배해 온 GLP-1 계열 치료제들이 체중 감량과 혈당 강하 효과를 증명했다면, 이번 ADA 2026에서는 이를 뛰어넘는 강력한 효과와 편의성을 장착한 차세대 파이프라인들이 전면에 배치돼 시장 재편을 예고하고 있다.
일라이 릴리 '레타트루티드' 출격
글로벌 대사질환 시장의 선두 주자인 일라이 릴리는 마운자로를 이을 차세대 게임 체인저로 꼽히는 삼중작용제(GIP/GLP-1/글루카곤) '레타트루타이드(Retatrutide)'의 핵심 임상 3상 데이터 공개를 예고한 상태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것은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한 'TRIUMPH-1' 임상 3상 결과다.
앞선 초기 임상에서 압도적인 체중 감량 수치를 기록하며 의료계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만큼, 이번 대규모 3상 확증 임상을 통해 세대교체 선두주자로서의 입지를 입증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릴리는 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TRANSCEND-T2D-1' 3상 데이터도 함께 공개한다.
비만뿐만 아니라 당뇨병 환자에게서도 강력한 당화혈색소(HbA1c) 감소 효과와 함께 혈압, 콜레스테롤 등 심혈관계 위험 지표를 얼마나 유의미하게 개선했는지 증명해 '당뇨·비만 통합 치료제'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겠다는 구상이다.
릴리 심혈관·대사질환 부문 총괄 사장인 케네스 커스터(Kenneth Custer) 박사는 "이번 ADA 2026에서 발표하는 레타트루타이드(Retatrutide)의 핵심 임상 3상 결과와 음식물이나 물 섭취 제한 없이 복용할 수 있는 유일한 경구용 GLP-1 치료제인 '파운데요'의 데이터는, 환자가 어떤 치료 단계에 있든, 그리고 향후 어떤 치료 방향을 향해 가든 그들의 요구를 완벽히 충족시킬 수 있는 역량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보노디스크 '카그리세마'로 맞불
글로벌 시장 경쟁자인 노보노디스크(이하 노보) 역시 학회 직전 공식 입장 발표를 통해 총 40개의 초록(Abstracts)을 쏟아내겠다고 예고하며 수성 의지를 드러냈다.
위고비의 명성을 이어갈 후속 블록버스터 후보인 '카그리세마(CagriSema)'의 'REIMAGINE-1·2·3' 임상 시리즈가 그 중심에 서 있다.
카그리세마는 기존 GLP-1 성분에 뇌의 식욕 조절 경로를 직접 자극하는 '아밀린' 성분을 결합한 복합제다. 노보가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카그리세마의 허가 신청을 제출한 상태인 만큼, 이번 발표는 상업화 직전 전문가들에게 보여주는 '최종 성적표' 성격을 띤다.
여기에 노보는 릴리의 경구제 공세에 맞서 경구용 세마글루티드 고용량(25mg, 50mg)의 유효성을 입증한 'PIONEER PLUS' 임상 데이터를 발표하는 동시에, 차세대 비만·당뇨 신약 후보물질인 주 1회 투여 제형 '제나감타이드(zenagamtide, 기존 물질명 아미크레틴)'의 임상 2상 결과까지 최초 공개한다.
결과적으로 위고비의 뒤를 이어 비만 치료의 고질적 한계인 '정체기'를 깨뜨릴 수 있을지 임상 현장의 이목이 쏠려있다.
노보 마틴 홀스트 랑게(Martin Holst Lange) 수석 부사장은 "이번 ADA 2026에서 발표되는 연구 성과들은 심혈관·대사질환 분야를 향한 접근법이 얼마나 폭넓고 강력한지를 잘 보여준다"며 "아밀린(amylin) 기반의 차세대 파이프라인부터 기존 포트폴리오의 지속적인 확장에 이르기까지,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세마글루타이드의 독보적인 프로파일을 기반으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후발주자들도 기술력 경쟁 가세
두 기업의 틈바구니 속에서 차별화된 무기로 역전을 노리는 후발 주자들의 파이프라인도 주목할 만하다.
베링거인겔하임은 GLP-1과 글루카곤 이중작용제인 '수보두타이드(Survodutide)'의 'SYNCHRONIZE-1' 임상 결과를 발표한다.
당뇨가 없는 비만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이번 임상에서는 단순 체중 감량 수치 외에도, 내장 지방 및 허리둘레 감소 등 심혈관 대사 위험 지표와의 연관성 데이터가 구체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편의성을 극대화한 경구용(먹는) GLP-1 작용제 'AZD5004'의 'SOLSTICE' 2b상 임상 결과를 들고 나온다. 주사제 기피 환자를 타깃으로 하는 경구제 시장에서, 먹는 약 특유의 소화기계 부작용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제어해 냈는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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