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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살리겠다고 만든 신속대응팀…정작 수가는 쥐꼬리

발행날짜: 2019-08-08 06:00:59

낮은 시범수가에 참여 병원들 속앓이…상급종병 기준될라 울며겨자 먹기
운영상 한계로 365일, 24시간 운영하는 대형병원 2곳 불과

정부가 5월부터 환자안전관리 체계 강화를 위해 신속대응시스템(Rapid Response System·RRS) 시범사업을 시행한 가운데 수가 책정 문제를 놓고 불만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현재 책정된 수가로는 전담전문의 당직비조차 지급하기 어렵다는 게 이들의 지적.

본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기사와 직접적 연관이 없습니다.
8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로터 신속대응시스템 시범사업 의료기관으로 지정받은 40여곳의 대형병원들이 최근 준비과정에 거쳐 본격적으로 운영에 돌입했다.

신속대응시스템은 지속적 감시가 어렵고 신속한 대응에 한계가 있는 일반병동의 입원환자의 상태가 갑자기 악화되거나, 악화가 예상될 때 즉각적인 의학적 조치를 취해 심정지 또는 사망을 예방하기 위한 것.

시범사업 기관은 인력 규모와 운영시간에 따라 1·2·3군으로 나뉘는데, 규모가 가장 큰 1군 의료기관은 전담전문의 1명과 전담간호사 9인 이상의 인력으로 1년 365일 24시간 운영한다. 이 경우 입원 일당 환자 1명에게 '1260원'의 수가를 1회 산정할 수 있다.

2군은 전담간호사 5인 이상의 인력배치 기준을 준용하면 된다. 신속대응팀은 주 5일 이상, 일 16시간 이상 운영돼야 한다. 2군의 경우는 환자 1인당 '610원'의 수가가 책정된다. 3군은 전담간호사 2인 이상을 구성하면 되는데, 이 경우 신속대응팀은 주 5일 이상, 일 8시간 이상 운영해야 하며 '310원'의 수가를 산정할 수 있다.

시범수가로는 신속대응팀 소속 인력의 인건비는 고사하고 전담전문의 당직비도 주기 어려운 구조라는 게 시범사업에 참여한 대형병원의 하소연이다.

특히 시범사업 설계 당시 중환자의학회 산하 '신속대응팀연구회'에서 설계안을 제시했지만 수가 책정 면에서 이들의 의견이 크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5월 발표한 신속대응시스템 시범사업 지침에 일부분이다. 1군으로 지정받은 대형병원의 경우 환자 1인당 운영료로 1260원을 받게 된다.
신속대응팀연구회에 참여 중인 A상급종합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환자안전이 중요시되는 상황에서 신속대응팀은 추진해야할 방향은 맞다"며 "하지만 현재 책정된 수가로는 새롭게 시설‧장비를 구성하기에는 힘든 구조다. 1군 신속대응팀을 운영하는 병원은 기존에 해당 시스템이 운영됐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1군의 경우도 환자 1인당 1260원의 수가를 받을 수 있는데 이대로는 전담전문의 1인의 당직비도 주기 어렵다. 1년 365일, 24시간 내내 운영해야 하는데 전담전문의의 오프 등의 시스템도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다"며 "2023년까지 시범운영 기간이기 때문에 이 사이 수가 수준의 재설정도 아직까지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실제로 시범사업에 참여한 40여곳의 대형병원 중 1군 형태로 24시간 신속대응팀을 운영 중인 곳은 서울아산병원과 전남대병원이 유일하다. 그만큼 현재로서는 제대로 된 신속대응팀을 운영하기에는 조건 상 어려운 구조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범사업에 참여 중인 대형병원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참여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코앞으로 다가온 상급종합병원 재지정 문제와 시범사업이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3군 신속대응팀을 운영 중인 경기도의 한 대학병원 교수는 "전담간호사 3명을 배치해 운영 중인데 1년 치를 본다면 조금 적자를 보는 구조"라며 "하지만 병원 입장에서는 상급종합병원 재지정 때문에 저수가라도 참여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상급종합병원 재지정 환자안전 관리체계에 해당 부분이 기준으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적자를 보면서도 많은 병원들이 참여하는 것"이라며 "병원 별로 상황은 다르겠지만 본 사업으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수가 수준의 재설정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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