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롭힘 금지법 시행과 맞물려 병원들의 변화는 크게 두 가지. 윤리위원회 등 기존에도 병원 내에서 문제가 발생할 때 역할을 하는 기구의 재정비나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할 수 있는 새로운 창구를 개설하는 형태다.
어떤 형태든 괴롭힘 금지법 시행 이후 괴롭힘을 당할 경우 징계를 당할 정도의 수위가 아니면 신고를 하기 어렵던 것과 다르게 신고 문턱을 낮추는 것이 핵심.
다만, 제도 시행 초기인 만큼 대다수 병원에서 직장 내 괴롭힘 신고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으며 관련 문의 또한 병원별로 편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병원에서는 신고 건수와 별개로 긍정적인 지표를 나타내고 있다는 입장이다.
A대학병원 고충상담 관계자는 "아직 한 달밖에 안돼서 섣부른 판단일 수도 있지만 문의도 많이 들어오고 문턱이 낮아진 것은 사실이다"며 "하지만 아직까지 실제 신고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고 제도를 악용하는 것을 판단해야하기 때문에 모두가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대로 기구의 이름만 바뀌었지 실제 제도 시행과 맞물려 수행돼는 기구의 실효성은 떨어진다는 지적도 여전했다.
B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병원에서 여러 시스템을 보완했다고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크게 달라진 게 없어 보인다"며 "본질적인 기구 형태가 그대로인 상황에서 괴롭힘을 신고하기는 실질적으로 어렵다는 생각이다"고 언급했다.
괴롭힘 신고가 또 다른 피해로…신고 회의적인 분위기도
반면,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 될 때 가장 큰 우려는 괴롭힘 신고자가 오히려 더 큰 피해를 입는 상황.
특히 법적으로 신고자를 보호하도록 돼있지만 제도적인 보호책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실제 최근 서울 S상급종합병원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가 들어와 신고자의 근무부서를 조정했다. 하지만 신고자에 대한 내용이 병원 내에 소문이 나고 타 근무자에게 병원의 보호가 과도하다고 느껴지면서 안 좋은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상황이다.
S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신고자를 법적으로 보호해야하는 것은 맞지만 병원 내에서 소문이 나고 모를 수가 없다"며 "연달아 다른 사람이 피해보는 상황이 벌어지고 여론이 좋다곤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모습을 보면 진짜 괴롭힘을 못 참겠다 싶은 경우가 아니면 신고까지 이어지는 것을 쉽지 않아 보인다"며 "어차피 신고 후 부서를 옮기는 것이 해결책이라면 공식적인 기구보다 암묵적인 방식을 활용하는 게 서로에게 좋다고 느끼는 분위기다"고 전했다.
즉,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할 수 있는 공식적인 기구가 있지만 이를 활용하는 데는 회의적일 수 있다는 의미다.
B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병원 내에서 앞으로 제도와 기구가 어떻게 작용할지는 현재로서 정확히 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괴롭힘에 대한 신고가 만들어지고 사례가 쌓이게 된다면 보다 유연한 대처가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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