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연쇄작용 기대 공염불 타 국립대병원 자회사 전환 고수 버티기…입 맞추기 의혹도
서울대병원의 결단으로 새 국면을 맞았던 국립대병원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이슈가 제자리걸음을 지속하고 있다.
당초 국립대병원의 큰 형님 역할을 하던 서울대병원의 결정 이후 타 국립대병원까지 연쇄작용이 있을 것을 전망됐지만 나머지 국립대병원이 전환을 고수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제2의 서울대병원이 등장할 가능성도 낮다는 전망도 나오는 모습이다.
앞서 쟁의권을 가진 국립대병원 파견용역 비정규직 근무자의 무기한 파업에도 불구하고 진전이 없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문제가 분기점을 맞은 것은 서울대병원의 통 큰 결정.
지난 3일 서울대병원은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 노조와 '파견·용역 정규직 전환 노사합의서'에 서명하고 올해 11월 1일까지 직접고용 정규직 전환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단호한 태도를 고수했던 서울대병원이 파격적인 결정을 내리면서 그간 서울대병원을 걸고넘어지던 타 대학병원 또한 자회사 전환 기류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당시 의료연대본부는 "가장 큰 지부인 서울대병원이 정리가 됐기 때문에 다른 병원도 협상에서 전향적으로 나올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예상한 바 있다.
실제 서울대병원의 결정 이후 강원대병원이나 경북대병원의 경우 논의에 긍정적인 진전이 있었다는 게 해당 노조의 설명. 하지만 이런 긍정적 기류는 남은 국립대병원이 입장을 바꾸면서 부정적으로 흐르는 모양새다.
지난 24일 지방국립대 3개 산별연맹(보건의료노조, 공공운수노조, 민주일반연맹/ 이하 산별연맹)은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해 "타 국립대병원이 '서울대병원이 정규직 전한하는 것을 보면서 전환하겠다'고 핑계를 대다가 직접고용에 합의하자 입장을 바꿨다"며 "지금은 '지방국립대 병원은 서울대병원과 다르다'고 말하는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즉, 서울대병원 결단 이후 타 국립대병원이 전향적으로 돌아선 것이 아니라 서울대병원 별개라는 입장변화를 가져가면서 정규직 전환 논의도 진전이 없는 것.
특히, 이 과정에서 협의에 진전이 있던 일부 병원들이 다시 자회사전환 입장을 고수하면서 3개 산별연맹은 국립대병원협의체에서 담합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긍정적으로 논의됐던 병원도 있었지만 갑자기 모두 말을 바꿨다"며 "서울대병원이 일종의 배신을 하고 난 뒤 나머지 병원이 뭉쳐서 더 이상 이탈하지 말라는 암묵적인 동의가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런 분위기에서 어느 한 병원이 직접고용으로 합의하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제2의 서울대병원이 나오면 명분이 없기 때문에 이런 행동을 보이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전했다.
3개 산별연맹 오는 30일 총파업 예고…"제2 서울대병원 나와야 해"
현재 3개 산별연맹은 오는 30일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지난달 22일 총파업 이후 일부 국립대병원은 예약 업무 등이 마비된 경험이 있는 만큼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
3개 산별연맹은 재차 총파업을 실시하고, 불가피할 경우 오는 10월에는 정규직직원이 함께하는 파업까지도 고려한다는 입장이다.
의료연대관계자는 "서울대병원의 결정 이후 다른 국립대병원이 압박을 받고 있는 것 같지만 버티기에 들어간 만큼 쉽지는 않아 보인다"며 "현재로서는 지방 국립대병원들 간의 연대를 깨고 제2의 서울대병원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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