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 기준보다 낮게 책정된 국내 비만기준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서울 송파병, 보건복지위)은 지난 3일 "질병관리본부로부터 국정감사 자료로 제출받은 ‘최근 5년간 국내 비만 유병률’에 따르면 2017년도 비만유병률은 34.1%(남자 41.6%, 여자 25.6%)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난 2016년 대비 0.7% 감소했으나, 최근 5년간 자료로 볼 때 2013년 31.8%에서 2017년 34.1%로 증가했다.
남인순 의원은 “WHO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OECD 국가를 비롯한 외국에서는 정상체중의 기준을 체질량지수(BMI) 25㎏/㎡이하를 정상으로 보는데, 우리나라는 23㎏/㎡ 이하를 정상으로 분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체질량지수 23~24.9㎏/㎡를 비만전단계, 25~34.9㎏/㎡가 비만(1단계/2단계)이고, 35㎏/㎡이상이면 고도비만으로 보는 데 반해, 서구에서는 체질량지수 25~29.9㎏/㎡는 과체중으로 분류하고, 30㎏/㎡이상은 비만(1단계/2단계), 40㎏/㎡이상은 고도비만으로 분류하여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남인순 의원은 “이렇게 비만기준이 다른 이유는 우리나라는 2000년 제정된 WPRO(WHO 서태평양지부)의 비만기준을 사용하고 있는 것인데, WPRO가 2011년부터 WHO와 동일한 기준을 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기존의 기준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질병관리본부가 남인순 의원에 제출한 ‘주요국간 비만 유병률 비교’자료를 보면, 국내 비만기준인 체질량지수(BMI) 25kg/㎡이상에서는 비만유병률은 OECD 평균 53.9%, 한국 33.4%로 나타났으나, WHO 비만기준인 체질량지수(BMI) 30kg/㎡이상에서 비만유병률은 OECD 평균 19.4%, 한국 5.3%로 크게 차이나는 보였다.
또한 ‘OECD 국가별 비만 유병률’ 자료에 따르면, WHO 기준인 체질량지수 30kg/㎡이상으로 할 경우 우리나라는 5.4%로 OECD 회원국 중 일본(4.4%)를 제외하고 비만유병률이 가장 낮다.
남인순 의원은 “식사장애(섭식장애) 환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여성이 4배 이상 많고, 식욕억제제의 사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지난해 식욕억제제의 공급금액이 2,018억원에 달한다"면서 "날씬함이 아름다움의 기준으로 강하게 작용하는 것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국제 기준보다 낮은 국내의 비만기준이 이를 부추기는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든다. 정상 체중의 기준, 비만의 기준의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식사장애(섭식장애) 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인원은 총 3만 8469명으로, 2014년 7261명에 비해 2018년 8316명으로 14.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남성은 6998명(18.2%), 여성은 3만 1471명(81.8%)으로 여성 환자가 4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 ‘최근 5년간 식욕억제제 공급내역’에 따르면 식욕억제제 공급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2018년 한해 식욕억제제의 공급금액이 약 2018억원에 달했다.
남인순 의원은 "우리나라 비만기준도 국제적 기준에 부응하여 개선할 필요가 있다. 정상 체중의 범위가 23kg/㎡이하로 되어있는데, 이는 WHO나 일본과 비교하더라도 지나치게 낮기 때문에, 국제 기준인 25kg/㎡이하로 높일 필요가 있다"면서 "앞으로도 복지부에서 비만 기준에 대한 전문가 의견수렴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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