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사 메지온이 폰탄수술 치료제 유데나필의 유효성 입증에 실패에도 불구하고 미국 FDA 승인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보통 신약의 검증 및 승인이 대규모 임상 연구의 1차 유효성 평가 지표에서 판가름 나는데 메지온은 1차 지표에서 이미 통계적 유의성 입증에서 실패한 상황.
다만 최대 운동능력(VO2 max)을 살핀 1차 지표가 단심실 폰탄수술 환자의 운동능력을 살피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2차 지표에서 확인한 유효성이 신약 검증의 새로운 잣대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유데나필 임상 연구에 참여한 세종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성호 진료부장을 통해 이번 임상 결과에 대해 들었다.
▲임상 결과는 어떻게 나왔나?
17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개최된 미국심장협회 연례학술대회(AHA 2019)에서 '유데나필'의 글로벌 임상 3상 데이터가 공개됐다. 임상 내용은 폰탄수술을 받은 청소년 환자를 대상으로 유데나필의 효과를 입증하는 것으로 1차 지표는 산소 소비량 증가 여부, 2차 지표는 운동성능 향상 여부다.
결과를 보면 1차 지표인 최대 산소 소비량은 유데나필 투약군이 44 ±245 mL/min로 2.8% 증가했고 위약군은 3.7 ±228 mL/min으로 -0.2% 감소했다(베이스라인대비).
2차 평가 지표인 VAT VO2(유산소에서 무산소 운동으로 바뀌는 시점에서의 산소 소비량)는 유데나필 투약군이 +33 ±185로 3.2% 증가, 위약군이 -9 ±193으로 -0.9% 감소했다. 이어 VE/VCO2(VAT 시점에서의 이산화탄소 배출 비율)은 각각 -0.8 대 -0.06이었고 Work Rate(운동량)는 +3.8 대 +0.34 와트로 유데나필이 통계적 유의성을 확인했다.
▲1차 지표에서 유데나필 투약군이 위약군 대비 최대 산소 소비량이 2.8% 증가했다. 이를 실패로 보는 이유는?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려면 임상 참여 인원이 많거나 약의 투약 전후로 변화된 값이 확연해야 한다. 2.8% 증가했는데 참여 인원 수가 4000명 정도로 많았다면 이를 유효하다고 인정받았을 수도 있다. 이중맹검으로 누가 실제 약을 받았는지 위약을 받았는지 모르고 임상을 진행했고, 그 결과 위약군은 -0.2% 감소해 효과가 아예 없다는 점이 나타났다. 반면 유데나필은 2.8% 증가했다. 폰탄수술 환자가 전세계적으로 희귀하기 때문에 참여 인원이 적어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지 이 자체로 의미가 없는 데이터는 아니다.
▲2차 지표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1차 지표는 일반적으로 '보통 사람'의 운동량 측정에는 효과적일 수 있다. 하지만 폰탄수술을 받은 단심실 환자에게는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 폐로 가는 혈류는 운동을 많이 하면 늘어난다. 정상 양심실인 사람은 5~6배까지 폐혈류량 늘어난다. 단심실 환자는 그 최대치가 2~3배다. 따라서 그 최대치를 따지는 최대 운동능력(VO2 max) 지표는 단심실 환자에서 유데나필의 유효성을 살피기에 딱 맞는 지표는 아니다. 임상 설계부터 유데나필의 최대 운동능력 지표값 변화 폭이 한정돼 있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2차 지표가 1차가 됐어야 하지 않나
과거부터 운동량을 살피는 지표로 VO2 max가 표준으로 자리잡아 이를 그대로 사용한 것 같다. 하지만 폰탄수술 환자에서는 다른 지표가 필요하다는 이론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이번 임상을 진행했던 필라델피아 연구진들을 주축으로 이런 이론적 반박 내지 정립을 준비중인 것으로 안다. 단심실 환자를 대상으로 1차 지표값을 VO2 max로 설정했기 때문에 시작부터 제한이 있었다. 통상적으로 VO2 max는 단심실 환자에서 큰 의미가 없다.
▲VAT 시점에서의 이산화탄소 배출 비율이 중요한 이유는
폐 혈류량이 의미있게 늘어나야 이산화탄소 배출도 잘 된다. 유데나필의 기전이 바로 폐동맥 확장이다. 문제는 이를 투약받는 환자들이 단심실이라는 점이다. 혈류량이 증가해 봤자 그냥 피의 흐름이 많아졌다고 생각하면 된다. 혈류량 증가가 효율적으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지는 따지지 않는다. 따라서 2차 지표에서 설정된 VO2 at VAT'(VAT 시점에서의 이산화탄소 배출 비율)가 더 유용할 수 있다. 얼마나 이산화탄소 배출을 더 돕는지 이 부분이 더 큰 의미가 있다.
▲2차 지표의 유효성만으로 신약으로서의 가치가 있는지
충분히 그렇다고 본다. 임상은 위약인지, 실제 약인지 모르고 진행됐다. 그런데도 일부 환자들은 증상 호전 등 삶의 질 높아졌다는 말을 한다. 국내에서 임상을 진행할 때도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다. 임상이 끝나고 약을 받지 못한 환자들이 증상이 악화됐다는 말을 했다. 미국도 비슷한 반응이다.
폰탄수술 환자를 대상으로 이 정도 규모로 임상을 진행한 적이 없다. 대규모 연구를 통해 적어도 단심실 환자의 운동역학 측정치를 평가할 땐 정상인과 지표 설정에 차이를 둬야 한다는 점도 이번 연구를 통해 도출했다. 또 유데나필이 폐혈관 확장 기전을 간접적으로 증명했다. 보다 더 확실한 증거를 잡으려면 심도자(Cardiac Catheterization) 검사를 진행할 수는 있는데 입원이 필요하다. 사타구니를 통해 혈관에 도관을 넣어 심장 및 혈관 내 압력 등을 측정할 수 있는게 정확하긴 하지만 희귀질환자를 두고 이를 실제로 진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번 임상을 통해서 간접적으로나마 유데나필의 폐동맥 혈관 확장 기전이 작동하고 있다는 걸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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