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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개인정보 3법 통과되면 사기업 배불려" 맹비판

황병우
발행날짜: 2019-12-10 10:37:11

충분한 안전장치 없는 정보주체 권리 희생 이유 지적
"4차 산업혁명과 혁신 경제 명분 법 강행 규탄"

시민단체가 빅데이터 등의 연구를 위한 개인정보 3법(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신용정보법 개정안)을 두고 '개인정보 도둑법'이라며 강하게 규탄했다.

공공의 이익도 아니고 사기업의 이윤을 위해 충분한 의견수렴도 없이 법안 통과를 강행하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 특히, 개인정보에 대한 안전조치가 부실한 상태에서 이뤄지는 법안 제정은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9일 시민단체 데이터 3법 규탄 기자회견 모습

시민단체(건강과대안,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무상의료운동본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디지털정보위원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는 지난 9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현재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신용정보법 개정안 등 개인정보 3법은 4일 상임위를 통과해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를 앞두고 있다.

시민단체는 "개인정보 3법은 기업들이 가명처리된 고객정보를 정보주체의 동의없이 판매, 공유, 결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개인정보 도둑법"이라며 "사기업의 이윤을 위해 충분한 안전장치도 없이 정보주체의 권리를 희생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민단체는 "이 법이 없으면 데이터 활용이 불가능하다고, 빅데이터나 인공지능의 발전이 불가능하다고 호도하지 말기 바란다"며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는다든지, 개인정보가 아닌 익명정보를 활용하든지, 학술 연구를 활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즉, 개인정보의 권리를 침해해야 가능한 사업 모델을 갖고 있다면 차라리 지금 사업을 포기하는 것이 낫다는 게 시민단체의 주장이다.

또한 유럽연합과의 적정성 평가를 위해서 개인정보 3법의 조속한 통과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반박했다.

시민단체는 "적정성 평가의 가장 큰 장애물은 우리나라에 독립적인 개인정보감독기구가 없다는 것이었다"며 "차라리 개인정보보호위원회를 독립적인 감독기구로 바로 세우고 개인정보 보호 법제를 전반적으로 재검토하도록 하는 게 효율적인 방법일 수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시민단체는 법안 추진 과정에 대해서도 충분한 의견수렴이 없었다며 비판했다.

시민단체는 "정부에서 개인정보 3법을 충분한 의견수렴도 없이 이렇게 밀어붙인다면 그 결과는 충분히 예상된다"며 "이런 방식으로 개인정보 3법이 통과된다면 우리는 내 개인정보를 상업적 연구 목적으로 처리하지 말라는 대대적인 거부 운동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시민단체는 "고객의 개인정보를 허투루 취급하는 기업들은 그에 합당한 충분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다"며 "개인정보 3법 강행을 중단하고, 개인정보 보호체계 업그레이드를 위한 제대로 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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