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민간 주도 감염 관리 지적 "연구개발 결과 공유하는 공공 연구·생산 체제 도입해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과 관련 의약품에 대한 공동 연구·생산 체제를 구축하자는 목소리가 나왔다.
사실상 돈이 안되는 백신 개발에 민간 업체들이 뛰어들 여력이 없는 만큼 정부가 공적 자금을 투자하는 공공 연구개발·의약품 생산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7일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건약)는 논평을 통해 새로운 감염병 관리를 위한 공공 연구개발, 공공 생산체제 구축을 제안했다.
최근 중국 우한에서 발견된 신종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과 공포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WHO는 1월 30일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7일 기준 한국 23명, 전 세계 3만 813명의 확진자와 63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치료 및 예방을 위해 여러 나라 및 기구에서 긴급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치료제의 유효성을 확인하기 위해 크고 작은 임상시험들을 긴급 도입하고 국제기구 CEPI는 전염병예방혁신연합을 통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의 백신 개발을 위한 자금이 지원하고 있다.
여러 나라에서 의약품 개발자의 파이프라인을 통해 의약품 및 백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문제는 이번 신종 감염병 사태도 시간이 지나면 확실한 해결법 없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수밖에 없다는 것.
건약은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와 백신 개발에 대한 목소리는 2003년 사스 유행 당시부터 있었다"며 "하지만 현재까지 이윤추구를 위해 존재하는 제약회사들은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감염성 바이러스 치료를 위해 개발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결과 17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효과가 입증된 치료제 하나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며 "치료제가 있더라도 지난 2009년 신종플루 대유행 사태일 때, 항바이러스제인 타미플루의 특허가 독점된 상황에 전 세계적인 유행으로 치료제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었다"고 말했다.
신종플루 유행당시 정부가 독점된 특허를 무효화하는 '강제실시'를 결정하지 못한 것처럼 새로운 감염병, 새로운 질환의 발견 때마다 적절한 조치를 취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게 이들의 판단.
건약은 "민간 제약회사들은 이윤이라는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한 새 의약품을 개발하지 않을 것이다"며 "이미 개발된 치료제가 있더라도 특허 독점이나 높은 가격 때문에 많은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건약은 "이러한 상황에 대한 우려에 공감하는 몇몇 나라에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며 "미국에서는 civica Rx라는 비영리단체가 돈이 되지 않은 의약품의 생산을 재작년부터 시작해, 자체 생산시설 건설을 계획하는 등 활동을 확대해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영국은 작년 총선에서 NHS 요구에 부응하는 공공 제약사에 대한 공약이 등장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우리나라도 의약품과 백신을 개발할 수 있는 선진국으로 발돋움했지만 이같은 수준이 곧 감염병 예방을 위한 치료제 개발 노력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건약은 "민간 제약회사에게 감염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하기 위한 의약품 개발을 온전히 기대하기 힘들다"며 "설사 치료제가 개발되더라도 민간에 전적으로 맡겨있는 의약품 생산 때문에, 사람들이 필수적인 의약품에 접근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중 보건위기는 앞으로도 계속 발생할 것이라 모두 예측하는 상황에서 의약품에 대한 대응 체제를 온전히 민간에게 맡기고 있는 것은 과연 맞는 일이냐"며 "정부는 연구개발 결과를 공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공공 연구개발, 의약품을 공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공공 생산체제에 대해 약속해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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