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부산대·충남대병원, 대구‧경북서 넘어온 환자 치료 "타 권역 이송 현실화…보건소‧의료원 적절히 활용해야"
경상도 지역 대학병원 응급실이 잇따라 폐쇄 조치에 들어가면서 갈길을 잃은 응급환자가 타 지역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20일 메디칼타임즈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대구·경북지역 응급상황에 처한 환자가 해당 지역을 넘어 충남대병원(대전 소재), 양산부산대병원(경남 부산 소재) 응급실을 찾았다.
복통을 호소하던 한 환자는 민간이송단을 통해 지난 19일 대전에 있는 충남대병원 응급실까지 갔다. 대구지역 주요 응급실이 폐쇄했기 때문이다. 이 환자는 대전 지역에 연고가 있어 환자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 였다는 게 충남대병원 관계자의 설명이었다.
충남대병원은 환자가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다량 발생한 대구에서 넘어온 만큼 코로나19 감염 검사부터 실시했다. 결과는 음성.
충남대병원 관계자는 "대구에서 경북지역에 다른 지역 대형병원으로 가는 시간이나 대전까지 가는 시간이나 크게 차이가 없다"라며 "다행히 환자의 상황이 시각을 다툴 정도로 위급하지 않았고 코로나19 검사 결과도 음성 판정이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 이후 감염 의심 환자인데 응급 수술이 필요한 환자가 온다면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손놓고 기다릴 수는 없는 일"이라며 "음압수술실에서 레벨D 방호복을 착용하고 수술부터 하자는 방향으로 방침을 정했다"라고 덧붙였다.
양산부산대병원 상황은 더 극적이다. 응급환자가 양산부산대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는 와중에 연고지를 알 수 없는 의식불명 중국인 환자가 응급실을 찾아 혹시나 모를 사태에 대비해 응급실이 일시적으로 폐쇄된 것.
지난 19일 갑작스러운 흉통을 호소하던 40대 남성은 포항 인근 병원에서 급성 대동맥 박리 1형 진단을 받았다. 응급수술이 필요한 상황. 코로나19 영향으로 대구‧경북지역 대학병원의 응급실들이 줄줄이 폐쇄된 상황이라 이 환자는 경북 포항에서 경남 양산까지 가야했다.
양산부산대병원 흉부외과는 진료처장 및 병원장과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이송되어 오고 있는 환자가 열이 나지 않고 해외여행력이 없다면 응급실을 거치지 않고 중환자실로 입원해 수술을 하기로 결정했다. 환자는 내원 30분만에 전 대동맥궁 치환술과 대동맥-대퇴동맥 우회술을 받았다.
양산부산대병원 김대성 병원장은 "경남지역 권역응급의료센터로서 중증 응급환자가 발생할 경우 적절한 처치를 시행할 의무가 있다"라며 "지역사회에서 발생한 중증 응급환자인 만큼 당연한 대처"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의심 환자가 거쳐가면 최대 이틀 정도는 응급실 문을 닫고 방역을 해야 하는데 그동안 지역 응급의료체계에 구멍이 뚫리는 것에 대해 응급의료 전문가들은 우려감을 내놓고 있다.
대한응급의학회 전 임원은 "코로나19 사태로 대형병원 응급실이 자꾸 문을 닫는 일이 발생하면 응급환자가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 실제 급성심근경색, 뇌경색 등 환자들이 갈 곳이 없어진다"라며 "중증 환자가 아니라면 공공의료기관, 지역 보건소 등을 활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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