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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침, 손으로 가리고" 초등교과서 건강정보 오류 수두룩

박양명
발행날짜: 2020-03-26 12:00:01

한국의학연구소, 초등 전과목 교과서 건강정보 분석
"교과서 제작에 의사도 관심 갖고 적극 참여해야"

'감기 환자는 다른 사람에게 전염되지 않도록 기침이나 재채기는 손으로 가리고 합니다.'(보건, X)
'무는 기침감기에 도움이 됩니다. 고구마는 소화가 잘됩니다.'(1학년 국어 1-2나, X)
'당뇨는 소변에 당분이 많이 섞여 나오는 질병입니다.'(3학년 체육, X)
'볼거리는 유행성 이하선염을 한방에서 이르는 말'(5학년 국어활동, X)

초등학교 5학년 교과서 국어활동 내용 중 잘못된 건강정보
이는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와 있는 건강정보 중 잘못된 표현들이다.

위의 잘못된 표현을 바르게 고치면

"기침이나 재채기는 옷소매 윗부분으로 가리고 합니다. 만약 손으로 입을 가린 후 기침 또는 재채기를 했다면 즉시 손을 씻어야 합니다."
"무가 기침감기에 도움이 된다는 의학적 근거가 약하고, 고구마는 소화보다 포만감과 배변에 도움이 된다."
"당뇨병은 혈관 내 포도당 농도가 많이 올라가는 질병입니다." "볼거리는 유행성 이하선염의 순우리말" 정도가 된다.

안지현 교육연구부장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건강 정보의 신뢰성 수준이 50%에 불과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의학연구소 안지현 교육연구부장팀은 대한의사협회 연구용역을 받아 초등학교 전 학년, 전 과목 교과서에 나와 있는 건강정보를 분석해 '초등교과서 보건의료 관련 내용의 의과학적 사실 검증 및 개선 제안' 보고서를 최근 발표했다.

안지현 교육연구부장은 "학교에서 건강교육은 건강행동에 관한 지식과 태도, 신념 등을 향상시키는 데 효과적"이라며 "학생 시절 잘못된 건강정보를 받아들이면 건강행동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라며 이번 연구의 목적을 밝혔다.

연구진은 초등학교 교과목 전 영역의 교과서에 나와 있는 건강정보 오류를 찾아 명백한 오류, 불분명한 기술, 용어의 문제로 분류해 신뢰성, 유익성, 이해용이성, 완전성, 공공성 등으로 나눠 평가했다.

연구진은 총 55곳에서 오류를 확인했다. 약 80%의 오류가 교과서 보건과 보건이야기에서 나왔다. 신뢰도 수준은 52.7%에 불과했다.

학년별로 분석해보면 전체 학년 교과서 중 건강정보 오류의 90% 이상이 5학년, 6학년에 집중돼 있었다. 건강정보가 있는 보건 교과서를 고학년에서 배우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초등학교 교과서 가운데 특히 보건 교과서에서 건강정보 오류가 많은 편"이라며 "올바른 건강정보를 보급하기 위해서는 의사, 의과학자가 교과서 제작에 관심을 갖고 적극 참여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보건 교과서 집필에 간호사, 보건교사 보다 의사, 의과학자 참여가 저조한데 전문적 지식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기 위해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대한의학회 등의 적극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건강정보 범위를 파악해 의협과 의학회에서 교사용 지도서 개념의 자료를 개발해 보급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또 동영상 플랫폼을 활용해 정기적으로 건강정보를 전달하고 교과서 오류를 바꿀 수 있다는 주장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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