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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숨쉬는 응급실 사연들, 이야기로 풀고 싶었다"

황병우
발행날짜: 2020-04-13 05:45:50

곽경훈 울산병원 응급의학 전문의
[메타인터뷰]곽경훈 울산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
어느새 3번째 책 발간…의사사회 긍정적 영향 기대

"영향력이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지금 쓰고 있는 책들이 의사를 바라보는 시선뿐만 아니라 의사사회 내에도 작지만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를 기대한다."

현재는 콘텐츠 범람의 시대라도 할 수 있다. 전통적인 콘텐츠인 책 외에도 블로그, 영상, SNS 등 다양한 콘텐츠가 제작되고 있고 이것은 의사들 또한 예외는 아니다.

그중 병원 내에서 가장 역동적인 곳 중 하나인 응급실에 근무하는 응급의학과 전문의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의사가 있다. 바로 울산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곽경훈 전문의다.

울산병원 응급의학과 곽경훈 전문의
메디칼타임즈는 총 3권의 책을 발간하고 4번째 책을 준비하고 있다는 곽경훈 전문의를 직접 만나 의사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이유와 역할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곽경훈 전문의는 전문의를 취득한지 약 10년차로 현재까지 집필한 책은 '의사가 뭐라고', '의사 노빈손과 위기일발 응급의료센터', '응급의학과 곽경훈이다' 등 총 3권이다. 자신이 경험한 일을 바탕으로 학생부터 성인까지 넓은 스펙트럼의 독자를 만나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글쓰기를 좋아했고 그렇기 때문에 작가가 되고 싶었지만 현실적인 이유로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됐다. 글을 쓰면서 가장 최우선 목표는 응급의학과의 그대로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다. 메디칼 에세이라고 하면 전형적으로 감동적이고 가슴 따듯한 휴머니스트 같은 의사들이 많이 나오는데 그런 것에서 벗어난 현실적인 이야기를 전하는 게 목표다."

곽경훈 전문의가 현실적인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만큼 책 안에 병원 내부의 비판적인 목소리도 포함돼 있다.

실제 가장 최근에 발간된 '응급의학과 곽경훈이다'의 경우 전공의 수련시절 적은 일기를 기반으로 병원 내 상황을 허구적인 요소를 가미해 풀어냈다.
곽경훈 전문의가 집필한 3권의 책. 응급의학과에 대해 학생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독자층을 타겟으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레지던트 시절 겪은 불문율이나 위계질서 등 불합리함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었고 레지던트시절 일기처럼 적어놓은 메모를 통해 책을 쓰게 됐다. 실명을 언급하지 않기 위해 허구적인 요소를 가미했지만 실제로 있었던 일들이다. 이런 점들은 독자에게 시간을 투자해 읽게 만드는 재미와 함께 부조리한 측면에 대해서 계속 언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의사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콘텐츠는 점차 다양해지고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곽경훈 전문의는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언급하면서 반대로 조심해야할 부분도 늘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튜브나 글을 쓰는 행동 모두 전문분야의 이야기를 전달하는데 좋다고 생각이다. 다만 일부의 평가에 심취해 자신의 전문분야 이상의 야기를 조심해야한다고 본다. 실제로 간혹 자기 전문분야의 외의 이야기를 하다가 많은 상황을 겪는 것을 봤는데 콘텐츠 제작은 좋지만 잘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곽 전문의는 응급의학과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만큼 여전히 응급실에서 발생하는 어려움에 대한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의사 가운만 입지 않으면 (인상 때문에)저한테 시비를 걸기가 쉽지 않다(웃음). 하지만 개인적으로도 응급실에서 일어난 일로 피해자 조서를 지금까지 10번 이상 썼고 그만큼 응급실에서 언어적, 신체적 폭력이 일어나는 것이 너무 익숙하다. 가령 드라마 중 응급실에서 고함치고 멱살을 잡는 장면이 나오는데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제도적 보완이 있었지만 처벌 외에도 당연히 국민의식의 변화가 중요해 보이고 이런 변화에 조금은 도움이 되고 싶다."
곽경훈 전문의는 자신이 쓴 책이 의사사회 내에 작지만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곽 전문의는 어떤 의사가 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돈 값하는 의사'라고 밝혔다. 표현을 재미있게 했지만 결국 책임감 있는 의사가 되고 싶다는 의미다.

"작가로서 독자가 재밌게 공감하는 글을 쓰고 싶지만 의사로서 제가 되고 싶은 목표는 '돈 값하는 의사다'. 전문가로서 많은 돈을 받고 있고 돈을 받는 만큼 그에 대한 책임을 지고 싶다. 이에 더해 책을 쓰면서 한 가지 영향을 더 기대해본다면 의사들이 존경받기 위해 스스로 자정작용 할 수 있도록 조그마한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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