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원 방문, 조사 거부로 설계된 연구 진행 난항 일부 연구자들은 연기 요청…포기율 관리 안간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국책과제나 임상시험과 같은 연구 활동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어 의학회와 연구자들이 골머리를 썩고 있다.
중증 환자를 제외하고는 의료기관 방문 자체를 꺼리면서 추적 관찰에 난항이 생겨나고 있는 것. 이로 인해 일부 연구자들은 아예 연구 기간을 늘리는 등의 대책을 고민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복지부 국책 과제 책임을 맡고 있는 A대학병원 내과학교실 교수가 대표적인 경우다. 이 교수는 최근 소속 연구자들과 논의 끝에 연구 기간 연장을 요청하기로 결정했다.
복지부도 현재 연구를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을 알고 있는 만큼 코로나가 소강 상태에 이를때까지 연구 진행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셈이다.
현재 진행중인 과제가 65세 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추적 관찰과 설문 등이라는 점에서 등록된 환자군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다.
이 교수는 "코로나가 장기화되고 전국적으로 유행하면서 상당수 병원의 진료 기능이 사실상 마비 상태에 있어 연구와 조사를 이어가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특히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라는 점에서 관리가 더욱 어려운 상태"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우선 6월로 예정된 중간보고를 좀 늦추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며 "복지부도 현재 상황을 잘 알고 있는 만큼 충분히 수용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학회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연구도 마찬가지 상황인 것으로 파악됐다. 마찬가지로 환자군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
국내 10여개 대학병원에서 이뤄지는 고위험 임산부 대상 다기관 공동 연구가 대표적인 경우다. 임산부도 상대적으로 코로나에 취약군인 만큼 환자군을 유지하기 어렵기는 매한가지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한 다기관 연구의 특성상 현재 코로나로 인해 큰 타격을 입은 대구광역시 등의 특수한 상황들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도 고민중의 하나다.
당초 설계 당시 규정했던 드랍율을 이미 넘겨 버린 상황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재설계가 필요한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는 것.
이 연구의 공동 연구자인 B대학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산모들의 경우 매우 규칙적으로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만큼 이를 기준으로 연구가 설계됐는데 코로나로 인해 예약 상황이 수시로 변경되고 아예 검진 일정을 건너 뛰는 경우도있어 연구 자체를 진행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병원별로 드랍율이 관리되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우선 확보한 데이터만 가지고 연구를 진행할지 일부 환자군을 새롭게 설정할지 논의하고 있는 상태"라며 "환자군에 대한 추적 관찰이 기반이라면 대다수 연구들도 마찬가지 상황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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