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전임의들아, 너희 빈자리는 우리가 채운다. 걱정말고 밖으로 나가 의료계의 분노를 알려다오."
대한의사협회가 의료 총파업을 예고한 8월 14일 당일. 일선 대학병원 교수들은 전공의, 전임의가 빠져나간 빈자리를 채우느라 눈코뜰새 없었다.
불만이 새어나올 법한 상황이지만 대학병원 일선 교수들의 반응은 위와 같았다. 병원에 환자가 위험해지는 상황은 교수들이 챙길테니 걱정말고 집단행동에 참여하라는 것이다.
14일 총파업 당일 서울대병원 외래.
서울대병원 등 일부 대학병원 차원에서 파업에 나서는 전공의에 대한 패널티를 언급하긴 했지만 일선 교수 상당수는 젊은 의사들의 행보를 응원하는 상황.
특히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국내 중증환자 상당수를 차지하는 대형 대학병원에서도 14일은 전공의는 물론 전임의까지 대부분 의료 총파업에 합류하면서 자리를 비웠다.
평소에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지만 이들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남겨진 교수들은 의연하게 환자를 돌봤다.
일선 대학병원은 지난 7일 전공의 파업 경험에 한달 전부터 예고한터라 수술, 외래진료 등 상당부분 축소 운영하는 모습이었다. 실제로 서울대병원은 평소 수술건수 150건에서 이날은 90여건으로 줄었다.
14일 총파업 당일 고대안암병원 접수창구.
평소 외래 대기환자가 많은 서울대병원 외래도 14일 오후 한산한 모습이었다. 일부 환자들은 "평소보다 대기시간이 짧아 좋았다"고 했다.
이는 삼성서울, 서울아산병원 등 다른 대형병원도 유사한 분위기. 삼성서울병원 한 외과 교수는 "14일 파업은 사전에 고지한 바 있어 수술은 물론 외래도 최대한 줄여놨다"고 전했다.
또한 지난 7일 전공의 파업 당시 빈자리를 채웠던 경험이 14일 파업을 대처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
수도권 모 대학병원 교수는 "앞서 파업에서 병동 환자 약 처방 등에서 일부 차질이 발생한 것을 보완해 준비했다"며 "주말에 환자들 약 처방을 미리 내두고 퇴원에 문제가 없도록 대비를 해둬서 큰 무리없이 버티고 있다"고 했다.
14일, 일선 대학병원 교수들은 총파업에 참여한 전공의, 전임의들의 빈자리를 묵묵히 채웠다.
문제는 대한의사협회가 예고한 2차 파업이다. 최대집 회장은 14일 총파업 집회 중 정부의 책임있는 답변이 없을 경우 오는 26~28일까지 3일간 2차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밝힌 상황.
14일 총파업을 버텨낸 대학병원 교수들도 "3일간은 어렵다"며 "1차 파업은 하루이고 사전에 공지를 했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장기화되면 버티기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빅5병원 외과 교수는 "정부가 의료계와 대화를 통해 합의점을 찾길 바란다"며 "환자를 위해서라도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공의들은 동료의사, 간호사, 환자에게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병원에 부착했다.
또한 대전협 한 임원은 "전공의들은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을 접을 때까지 총 파업에 나설 태세"라고 전했다.
전공의들은 순수한 의도로 파업에 나선만큼 정치적으로 밀실야합 등 협상이나 타협이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이어 "지금의 전공의 파업은 이미 대전협의 손을 떠났다. 정부 정책에 분노한 일개 전공의들의 분노로 이끌어가는 모양새"라며 "전공의를 설득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루빨리 정부가 뜻을 접길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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