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융합의학과 김성완 과장(서울대 전자공학)은 9월부터 임상교수들을 상대로 융합의학연구 클리닉을 열었다.
융합의학연구 클리닉이란, 의대교수가 외래를 열고 환자를 진료하듯, 이들 융합의학과 교수들은 클리닉을 열고 임상교수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을 정해둔 것. 이를 통해 의료진의 아이디어를 결과물로 도출하자는 취지다.
임상교수 누구라도 진료 과정에서 의료장비 및 의료시스템 개발에 대한 아이디어가 있다면 실제로 전자공학, 기계공학, 통계학 등 각 분야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고 머릿속에 맴돌던 아이디어를 꺼내놓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그의 생각.
그는 "일단 매주 4시간씩 클리닉을 열고 교수들의 수요에 따라 8시간까지 늘려나갈 예정"이라며 "회의 진행 시간은 분야에 따라서 교수당 30~60분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융합의학연구 클리닉을 운영하는 것 이외에도 각 진료과를 찾아가 간담회를 통해 우리의 존재를 알리고 그 자리에서 의견을 수렴하는 시간도 가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임상교수들의 반응을 벌써부터 뜨겁다.
김성완 과장에 따르면 이미 서울대 암병원부터 강남센터 등 기관 차원에서 융합연구를 제안해왔으며 임상 교수 중에는 벌써부터 개별적으로 함께 연구해보자는 제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는 "현재 6명의 교수만으로는 일손이 부족할 수도 있다고 본다"며 "각 분야별 교수에게 공과대학, 자연과학대학 출신의 연구원을 투입해 연구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그는 융합의학과는 ▲데이터의학(의료 인공지능·의료 빅데이터·의료정보학) ▲의생명과학(융합기초·의학물리·융합생화학·의생명과학·의약학) ▲의생명공학(로봇·영상·재료·전기전자·기계) ▲의료기술정책의학(헬스케어서비스·의료기기 사업화) 등 4가지 분야로 구분하고 각 세부분야별로 교수를 영입했다.
그는 "교육부에서 승인받은 교수 정원은 총 15명으로 이중 6명을 채용한 상태"라며 "올하반기에 이어 내년초까지 교수진 임명을 마무리지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 연구 경험 바탕으로 '융합의학' 선도
김성완 과장은 2000년부터 2010년까지 미 항공우주국(NASA) 랭글리 연구센터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우주왕복선 제작을 해오던 중 2010년 서울대병원 의공학과로 자리를 옮겨 수술용 로봇장비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서울의대 전자공학과 출신으로 1995년 AMT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로 부임해 1997년부터 3년간 미국 보잉사에서 수석 공학 과학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의학과는 무관해보이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융학의학과를 이끌기에는 적임자.
실제로 최근 융합의학과 6명의 교수는 38세부터 54세까지 연령대 스펙트럼이 폭넓다.
그는 "공개채용으로 6명을 선발하는데 60명이 몰렸다"며 "높은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연구자들로 각자의 역량에 맡기고 융합연구가 성장해나갈 수 있는 여건만 만들어 주려고 한다"고 전했다.
김성완 과장은 "서울대병원 김연수 병원장은 임상환자 데이터에 기반한 연구는 지났다고 한다"며 "말로만 연구중심병원이 아니라 실질적인 연구중심병원의 역할을 주문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미국 등 해외 대학병원의 경우 병원 수익의 30~40%가 의사와 연구자가 협력해 산업화를 이끌고 있듯이 서울대병원도 연구를 통한 수익 비중을 높여나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4차산업 시대에 맞는 진정한 연구중심병원의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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