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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들, 의사국시 거부 입장 고수하는 진짜 이유는?

황병우
발행날짜: 2020-09-08 05:45:55

의협·정부·여당 합의안 의구심 제기 "납득 못하겠다"
단체행동 얻어낼 엔드 포인트 설정 목소리도 나와

전공의들의 진료현장 복귀가 결정된 와중에도 의대생들이 나 홀로 투쟁을 이어가는 이유는 뭘까?
의대협은 국시거부 유지에 이어 동맹휴학에 대해 전국 의대생들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쳤다.
가장 대표적인 이유는 정부와 여당의 합의문 이행에 대한 의구심.

지난 4일 합의문 발표 이후 정부가 한약첩약 시범사업은 협의체 논의와 별개로 그대로 진행한다고 언급한 점과 국회 한정애 정책위의장이 공공의료를 재추진하겠다고 밝혀 여전히 의심이 남아있다는 지적이다.

즉, 대한의사협회와 정부, 여당 간의 합의가 지켜질 것이라는 신뢰가 깨졌기 때문에 의대생들이 강경노선을 유지한다는 주장.

서울지역 본과4학년 A의대생은 "최대집 회장이 체결한 합의문에 만족하지 못한 상황에서 정부와 여당의 발언은 투쟁 의사에 기름을 부은 격"이라며 "재난관리법 등 우려되는 시나리오가 단순이 우려에서 끝나지 않을 것이란 압박도 단체행동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면허가 의대생들이 현재는 정책에서 가장 멀어 보이지만 정책이 시행된다면 가장 가까운 이해당사자다"며 "많은 의대생이 합의문에 납득하지 못하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이하 의대협)는 의사국가시험 거부 유지안을 만장일치로 가결시킨 것에 이어 지난 7일에는 동맹휴학 유지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하며 회원들의 단체행동 의사를 물었다.

앞선 국시거부의 결정의 사례에서 봤을 때 사실상 동맹휴학도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변수는 정부의 발언과 전공의들의 복귀.

보건복지부는 정례브리핑에서 국시 응시 대상자 중 14%인 446명만이 응시 예정으로 응시하지 않은 2726명에 대한 재응시는 불가능하다고 밝히며 압박에 나선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8일 오전 7시 전공의들의 진료현장 복귀를 선언해 단체행동을 함께 유지했던 한 축이 빠진다는 상실감도 파업 동력을 유지하기 힘들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B의대생은 "물론 전공의들이 진료현장을 복귀한다면 의대생 입장에선 흔들릴 수 있는 요소이긴 하다"며 "하지만 기존에 의대협을 중심으로 움직임을 가져간 힘이 있고 의대생만의 목소리를 내야한다는 분위기가 크다"고 말했다.

"단체행동 유지 의대생 요구사항 반영된 플랜 있어야"

한편, 의대생이 독자적 투쟁 노선을 걸을 가능성이 높음에 따라 이제는 의협과 대전협의 구호를 넘어선 의대생만의 플랜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전라도 본과4학년 C의대생은 "대부분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무엇을 얻었을 때 돌아갈 수 있는가에 대한 정확한 명제설정이 필요해 보인다"며 "단순히 1년을 쉬고 끝난다는 것은 의미가 없고 무엇을 얻어내고 어디까지 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즉, 단체행동 강경노선을 유지하더라도 이전과는 다른 방향으로 접근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

경기도 D의대생은 "의대협이 독자 노선을 가게 된다면 외쳐지는 구호와 요구사항도 의대생에 맞게 커스터마이즈 돼야한다는 생각이다"며 "의대생들이 자신들의 시간을 내걸고 투쟁하는 만큼 효과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고 그런 논의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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