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보레인과 카이로케인 등 원료 의약품 수급 차질 용량별로 순차적 공급 중단…의원급 서둘러 대체
국내에서 상당한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다처방 마취제가 잇따라 공급 차질을 빚으면서 일선 임상 현장에서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
10여년 이상 안정적이게 공급되던 약물이 연이어 공급이 중단되면서 대체 약물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 특히 의원급과 병원급에서의 혼선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10일 대한마취통증의학회 등에 따르면 전신 마취제인 세보레인과 국소 마취제인 카이로케인이 약물별, 용량별로 연이어 공급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세보레인은 세보플루란 성분의 흡입 및 마취제로 프로포폴 등 정맥 마취제와 함께 대학병원을 비롯해 의원급까지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는 다처방 약물이다.
특히 구토 등 과거 전신 마취제의 일부 부작용을 대폭 줄이는 혜택으로 3세대 마취제로 분류되며 꾸준한 점유율을 유지해 왔던 것이 사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인해 원료 의약품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올해 상반기부터 수입에 차질을 빚기 시작했고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기 이르렀다.
이에 따라 애브비는 올 하반기 일정 부분 수급이 안정화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결국 이번달 1일부로 공급 불가를 공식화하기 이르렀다.
카이로케인도 마찬가지 상황으로 단계적으로 공급이 중단되고 있는 상황이다.
카이로케인은 레보부피바카인연산염 성분의 국소 마취제로 제왕절개와 라식 등에 주로 사용되며 경막 신경과 말초 신경을 차단하는 기능을 활용해 통증 분야에서도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역시 원료 의약품 수급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이에 따라 공급원인 애브비는 긴급히 공급 업체 변경에 나섰지만 품질 관리에 애를 먹으면서 결국 순차적 공급 중단을 공식화했다.
이에 따라 카이로케인 50mg은 이미 8월에 공급이 중단됐으며 25mg은 10월에, 12월에는 75mg이 순차적으로 중단되며 사실상 올해 안에 국내에서 카이로케인을 찾아보기 힘들어 진다.
이처럼 대학병원부터 의원급까지 활용되는 마취제가 잇따라 공급 차질을 빚으면서 일선 임상 현장에서도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그나마 대학병원급 의료기관에서는 서둘러 다른 약제들로 빠르게 변경을 완료한 상태다. 수술실 등에서 활용되는 만큼 다양한 대체 약물을 구비하고 있던 이유다.
A대학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이미 공급 중단 일정 등을 확인했고 다른 약물로의 스위칭을 이미 마무리한 상태"라며 "독점적 기전을 가진 약물들은 아닌 만큼 부비바카인 등으로 충분히 대체가 가능하고 공급 중단 이슈는 늘 있는 문제기 때문에 대학병원급에서는 큰 이슈가 되지 못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의원급이나 병원급 기관에서는 미처 공급 중단 사실을 통지받지 못하는 등의 문제로 혼선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 약물들이 성형외과나 안과 등에서 빈번하게 사용되던 약물이라는 점에서 비급여 과목들의 혼선이 더욱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의사회 임원인 B의원 원장은 "이미 제네릭도 나와 있는 제품들인 만큼 약물 변경에는 문제가 없다지만 문제는 대체할 시간이 부족했다는 것"이라며 "회원들로부터 공급 중단 이슈에 대한 문의를 상당히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그나마 제네릭사에서 기회인 듯 적극적으로 대체를 권유하는 영업을 하면서 큰 혼란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며 "이런 이슈가 있으면 대한의사협회 등에 통지해서 알려지도록 해야 하는데 대학병원이나 학회에만 통지를 하니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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