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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급여 규제책이 불러올 동네의원 신풍속도

발행날짜: 2020-09-24 05:45:50

문성호 의료경제팀 기자

정부가 동네의원 비급여 진료를 컨트롤하기 위한 다양한 규제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그 첫째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 하여금 병원한테만 해오던 비급여 진료항목 공개를 의원에까지 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꿔놓았다. 이를 계기로 심평원은 10월부터 시범사업 형태로 전국 모든 의원에 비급여 진료항목을 제출하라고 공문을 보낼 태세다. 당장은 심평원의 제출 요구에 답하지 않았다고 해서 불이익은 없다. 시범사업인 탓에 자율참여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사정이 다르다. 시범사업과는 다르게 제도화되면서 만약 심평원의 비급여 진료항목 제출요구에 불응한 의원은 20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된다.

내년 의원을 향한 정부의 비급여 진료 규제는 여기에 멈추지 않는다. 그동안 책자나 유인물로 비급여 진료 설명을 대체해 왔지만 내년부터는 불법이다. 환자‧보호자에게 직접 설명해야 한다.

지금처럼 환자들이 외래 진료 대기 전 책자로만 비급여 진료 항목을 살피고 안내받는 경우는 엄밀히 말하면 불법이 되게 된다. 직접 환자나 보호자에게 비급여 진료에 대해 설명하고 이를 동의 받아야지만 진료가 가능하다.

다만, 복지부는 아직까지 환자에게 설명해야 하는 ‘주체’는 구체적으로 명문화하지 않았다. 그러나 의사가 됐던 간호사, 간호조무사가가 됐던 누군가는 환자에게 설명해야 한다는 뜻이다.

물론 환자의 '경험'과 '알 권리'가 중요시 되는 상황에서 비급여 진료 관련 정책은 반드시 필요하고 막을 수 없는 거대한 흐름이다. 하지만 비급여 진료 정책이 환자를 우선시한 것인지, 아니면 건강보험 재정을 우선시 한건인지, 그리고 추진 과정에서 직접적인 당사자인 의원의 의견을 충분히 들었냐고 물었을 때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어찌됐던 간에 지난 달 집단파업이 의료계 이슈를 블랙홀처럼 집어 삼키던 사이 의원을 향한 비급여 진료 정책은 확정‧시행되게 됐다. 결국 의원은 제대로 된 의견 제시 없이 고스란히 정부의 정책을 지켜야 하는 처지가 됐다.

요즘 잘 나가는 대학병원 문전약국을 가면 영양제 판매와 상담을 전담하는 영양사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내년부터 동네의원을 찾아가면 대학병원 문전약국처럼 환자 비급여 진료 상담과 심평원 자료 제출을 전담하는 직원이 생기지 않을까.

내년부터 정부 정책으로 변화될 동네의원의 새로운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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