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개최 39개 학회 중 온라인 전용 '전무' 제약사 온라인 홍보 수단·지원금 마련 진통
10월 본격적인 시즌을 맞은 의료계 추계학술대회가 다시 오프라인 방식으로 컴백했다. 온라인 학회 지원기준이 현실과 동떨어진 데다가 온라인 방식에서 제약사 홍보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돈줄'이 마르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달 학술대회를 개최하는 다양한 학회들이 오프라인 방식을 채택했다. 10월 기준 추계학술대회를 포함 연수강좌, 정기학술대회는 총 39개가 열린다.
대한가정의학회는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대한응급의학회가 송도컨벤시아, 대한피부과학회·대한류마티스학회는 용산 드래곤시티, 대한신경외과학회가 더케이호텔, 대한내과학회가 스위스그랜드호텔, 대한내분비학회가 부산 롯데호텔, 대한재활의학회가 서울 드래곤시티호텔, 대한안과학회가 그랜드워커힐 서울호텔에서 학술대회를 연다.
의학회를 대표하는 굵직한 학회들이 오프라인을 선택한 것. 39개 학술대회 중 온라인 전용을 선택한 학회는 없었다.
지난 7월만 해도 간암학회, 내과학회, 신경정신의학회, 소아청소년과학회, 폐암학회, 성형외과학회 등이 온라인이나 온+오프라인이 합쳐진 하이브리드 방식의 학술대회를 개최하면서 이런 방식이 향후 대세로 자리잡는다는 전망이 나왔었다. 예상이 불과 3달 만에 깨진 것.
심혈관계 학회 A 임원은 "오프라인을 선택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며 "온라인을 도입해 봤지만 업체를 끼고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제약사의 온라인 학회 지원이 허용됐지만 지원 한도 액수 등에서 현실과는 동떨어진 부분이 있다"며 "온라인 학회를 하게되면 홍보 수단이 별로 없는 제약사로서는 지원해야 할 큰 메리트를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제약사들은 오프라인 공간에서 부스를 차리고 임원들과 대면 스킨십을 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며 "실제로 최근 제약사 관계자들이 '홍보 수단이 없는 온라인 방식 학회에는 지원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고 귀띔했다.
온라인 방식으로 개최한 일부 학회들은 홈페이지에 'e-부스' 형태로 제약사들의 가상 전시공간을 제공하거나 PDF 전자 파일 및 강연 스트리밍 동영상에 제약사 로고 삽입을 지원했지만 제약사 입장에선 '구색 맞추기' 정도로 판단하고 있다.
외과학회 B 임원은 "자본금이 풍부한 외국 학회의 경우 온라인 방식의 무료화를 선언한 곳도 있다"며 "국내에서 최근 개최된 온라인 컨퍼런스도 무료화가 꽤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학회 입장에선 온라인 방식으로 개최하면서 과거와 비슷한 수준의 등록비를 받는 것이 부담이 된다"며 "특히 제약사들은 자신들이 직접 웹 세미나를 개최하기 때문에 학회를 지원할 동기를 못 느낀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약사의 지원이 줄어든다면 내년 봄부터 학술대회 규모 및 운영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가장 큰 관건은 과연 코로나19가 언제까지 이어지고 재유행이 올 수 있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J 제약사 임원은 "제약사 내부에서도 코로나19 장기화 가능성 및 그에 따른 영향에 심사숙고하고 있다"며 "대면 영업이 줄었는데도 실질적인 매출이 줄지 않았다는 점 등 기이한 현상이 있어 채용 규모부터 학회 지원 규모까지 다양하게 그 필요성에 대해 점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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