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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발 우울한 암흑기 보낸 대구 상급병원들 '휘청'

발행날짜: 2020-11-23 05:45:58

분석상급종병 청구현황①코로나19여파 상급종병 순위권 변동은?
경북대·영남대·대구가톨릭 등 순위권 하락…삼성·가톨릭 진료비 감소

2020년 상반기 암흑기를 보낸 대구지역 상급종합병원의 경영실적은 어떨까. 1차 대유행 진원지로 파장이 상당했던 만큼 상반기 요양급여비 청구액 현황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메디칼타임즈는 지난 2018년부터 2020년 5월까지 최근 3년간 상급종합병원 요양급여 청구액 현황 자료를 입수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대구지역 상급종합병원은 직격탄을 맞았으며 전체 상급종합병원 청구액은 소폭 증가했지만 증가폭은 감소했다.

코로나 전사 속출한 '대구' 상급종병들 청구액 급감

특히 대구지역 상급종합병원들은 직격탄을 맞으면서 힘든 상반기를 보냈다.

경북대병원은 2018년 전체 42개 상급종합병원 중 18위를 기록한데 이어 2019년 17위로 한계단 올라서면서 도약에 나섰지만 2020년 상반기 코로나19를 여파를 정통으로 맞으면서 23위까지 밀렸다.

경북대병원은 국립대병원으로 코로나19 당시 대구지역 중증환자를 가장 많이 수용하면서 의사, 간호사 등 의료진의 업무과부하가 극심했던 반면 외래, 수술 환자가 급감한 바 있다.

대구지역 상급종합병원은 올 상반기 코로나19 여파로 순위에 변동이 컸다. 표: 메디칼타임즈
특히 상반기만 하더라도 '코로나' 환자를 진료하는 병원이라는 낙인효과로 환자가 급격히 감소해 어려움을 겪었다.

경북대병원 한 의료진은 "외래환자가 감소하기도 했지만 워낙 중증코로나 환자 수가 많다보니 비코로나 환자를 진료할 여력이 안될 정도였다"며 힘들었던 당시를 회상하기도 했다.

영남대병원 또한 코로나19 홍역을 치렀다. 17세 고등학생 사망 관련 코로나19 이슈와 겹쳐지면서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고, 그 여파가 상반기를 관통했다.

감염에 대한 우려로 환자가 줄어든 상황에서 엎친데 덮친격으로 한때 병원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들끊으면서 난관을 맞기도 했다.

그 여파는 요양급여비 청구액 수치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지난 2018년 전체 42개 상급종합병원 중 24위를 기록한 데 이어 2019년 21위까지 진입하면서 20위권 탈환을 노렸지만 2020년 상반기 26위까지 밀려났다.

영남대병원 김성호 병원장은 "상반기에 외래환자는 물론 수술이 감소하는 등 어려움이 컸다"며 "다행히 하반기 접어들면서는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고 전했다.

올 상반기 대구지역 상급병원들은 환자 감소 등의 여파가 컸다. 사진은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이 6월 15일 정상진료 시작을 앞두고, 병원 전체 방역·소독하는 모습
대구가톨릭도 2018년 전체 42개 상급종합병원 중 36위에 머물다가 2019년 34위를 기록하며 상승기류를 타는 듯 했지만 2020년 상반기 37위까지 순위가 떨어지면서 고개를 떨궈야했다.

다만, 올해초 새로 개원한 계명대 동산의료원만 기존 순위권을 유지하면서 선방했다. 의료원 측은 대구동산병원은 코로나 전담병원으로, 계명대 동산의료원은 청정병원으로 중증코로나 환자를 진료하는 등 역할을 명확하게 구분한 것이 주효했다고 봤다.

계명대 동산의료원 김권배 의료원장은 "코로나 전담병원 운영 등을 통해 오히려 지역환자들의 신뢰를 얻은 것도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기존 912병상에서 1012병상으로 100병상 확대한 것도 있지만 새병원 개원과 맞물려 임직원들이 전사적으로 나선 것도 한몫했다. 또한 병원 측은 외래진료 시간을 오전 9시에서 8시 30분으로 앞당기고, 로봇수술장비와 더불어 하이브리드 수술실 구축 등 하드웨어를 재정비한 것이 지역환자들의 발길을 잡은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서울, 서울성모 등 빅5병원 일부도 월평균 청구액 감소

코로나19 여파는 빅5병원도 피해갈 수 없었다. 특히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성모병원은 전년대비 월 요양급여 청구액이 감소하면서 여파를 실감했다.

삼성서울병원은 과거 메르스 당시 홍역을 치른 탓에 방역을 강화하며 최대한 방어적으로 진료에 임했다. 서울성모병원 또한 산하 병원인 은평성모병원에서 2~3월 코로나19 확산으로 폐쇄조치를 겪은 후 방어진료에 나선 여파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병원별 순위가 뒤 바뀔 수준의 변화는 없었다.

요양급여비 청구액을 살펴보면 삼성서울병원은 2018년도 9782억원에서 2019년 1조1029억원으로 상승했지만 2020년 5월까지 4544억원에 그쳤다. 월별 평균 청구액으로 계산하면 2018년 월 평균 815억원에서 2019년 919억원으로 늘었지만 2020년 상반기 908억원으로 감소했다.

빅5병원 중에서도 삼성서울, 서울성모병원은 월 평균 청구액이 감소하는 등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표: 메디칼타임즈
서울성모병원 또한 월 평균 청구액을 살펴보면 2018년 월 평균 518억원 수준에서 2019년 569억원으로 상승했지만 2020년 상반기 552억원으로 줄었다. 즉, 환자 자체가 감소한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다.

또한 서울아산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서울대병원 등은 월 평균 청구액은 상승했지만 상승폭은 감소했다. 빅5병원의 월 평균 청구액을 보면 2018년 3883억원에서 2019년 4313억원으로 430억원 늘었지만 2020년 상반기에는 4376억원으로 16억원 증가한데 그쳤다. 병원경영상 뒷걸음을 친 셈이다.

42개 상급종합병원 전체 요양급여비 청구액 또한 2018년 월 평균 1조1245억원에서 2019년 1조2553억원으로 1308억원 늘었지만 2020년 월 평균 청구액은 1조2698억원으로 145억원 상승하며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된 모습이었다.

서울대병원 한 의료진은 "올 상반기는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으로 환자들 스스로 외래, 수술을 줄이기도 했고 병원 차원에서도 대구지역 등 감염 이슈가 있는 환자는 방역을 강화하는 등의 조치로 병원경영에 타격을 피하기 어려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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