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부외과는 지난해 이어 올해도 전공의 지원율 제로행진을 이어갔다. 우려스러운 점은 전년대비 지원율이 더 감소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지원율 미달이 극심한 상황 속에서도 유일하게 정원 대비 지원자가 넘친 병원이 2곳있다. 주인공은 바로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
메디칼타임즈는 2일 전국 61개 수련병원을 대상으로 전공의 지원 현황을 파악했다.
젊은의사들이 선택한 이들 두 병원은 뭐가 달랐던 것일까.
메디칼타임즈가 지난 2일, 61개 수련병원을 대상으로 2021년도 전기 레지던트 모집 현황을 파악했다.
그 결과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이 4명 정원에 각각 5명이 몰리는 기염을 토했다. 삼성서울병원은 4명 정원에 4명이 지원하면서 1:1 정원을 채웠지만 그 이상의 지원자가 몰린 것은 아니다.
이는 다른 빅5병원의 분위기와도 사뭇 다르다. 신촌세브란스병원은 5명 정원을 내걸었지만 지원자는 2명에 그쳤으며 가톨릭의료원은 6명 정원에 단 1명도 지원자를 찾지 못해 대가 끊길 위기에 직면했다.
특히 이들 두 병원은 올해 뿐만 아니라 지난해 전공의 모집 당시에도 4명 정원에 5명이 몰려 경쟁이었다. 이들 두 병원이 흉부외과 수련의 메카로 자리잡는 모양새다.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은 무엇이, 어떻게 달랐을까. 두 병원의 공통점은 주80시간 등 전공의법에서 정한 규정을 정확하게 지키면서 수련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즉, 수련환경이 개선인 셈.
과거 흉부외과 전공의라고 하면 당직 등 업무가 많아 퇴근을 기대할 수 없는 게 현실이었다면 이들 병원에선 법에서 정한 규정대로 수련받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대신 과거 전공의 업무는 전문의 즉, 펠로우를 충원하던지 그들의 업무량을 늘려 소화하는 것을 택했다.
서울대병원 김경환 흉부외과 과장은 "과거 흉부외과는 무조건 당직을 해야한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지만 바꿨다. 주80시간을 엄수하도록 하고 있다"며 "줄어든 시간만큼 부족한 술기를 어떻게 보완해줄 것인지를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선 수술에 전공의 대신 펠로우 중심으로 수술을 진행하는 반면 서울대병원은 전공의에게 보다 다양한 술기 경험을 하도록 배려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서울아산병원 김동관 교수(전 흉부외과 과장)는 "전공의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근무시간 엄수 등 전공의 업무를 줄이면서 수술 참여 등 술기 교육에 얼마나 신경을 쓰는가 하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아산의 경우 전공의별로 책상과 사물함 등을 제공하는 등 전공의들이 수련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며 "수술 기회도 최대한 주려고 노력하는 것이 지원율에 반영된 게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또 입원전담전문의가 자리를 잡으면서 병동 업무가 상당 부분 감소했고 휴가도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한 것도 일부 작용했다고 봤다.
결국 젊은의사들은 제대로 된 수련환경에서 질 높은 수련을 받을 수 있는 곳을 택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들은 각자의 병원 정원이 넘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흉부외과 기피현상이 더 극심해지고 있는 것에 우려했다.
김동관 교수는 "서울과 지방의 수련병원간 수련의 격차가 큰 것도 문제"라며 "정부가 흉부외과 전공의 채용에 대해 장기적인 플랜을 갖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차기 이사장을 맡은 김경환 과장도 김 교수의 말에 공감하며 흉부외과 전공의 정원은 국가적으로 운영, 수련의 질 격차를 좁혀나갈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봤다.
그는 "흉부외과 전공의 정원은 정부 차원에서 컨트롤하면서 정원을 배분할 필요가 있는데 제 역할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 "지금은 정부가 너무 손을 놓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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