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 백신 생산 녹십자‧한미 거론…일부는 CMO 업체와 MOU 관련 소식 터질 때 마다 주가 영향…제약업계 현실성 의문 제기
정부가 코로나 백신의 국내 도입을 가속화하면서 과연 국내에서 어느 제약사들이 해당 백신을 수탁생산(CMO) 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관련 소식이 나올 때 마다 해당 제약사들의 주가가 널뛴다는 점에서 이를 둘러싼 갑론을박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1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글로벌 제약사인 모더나와 코로나 백신 2000만명분인 4000만 도즈를 선 구매 계약해 오는 2분기 국내에 공급될 예정이다.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은 기존 백신처럼 바이러스 단백질을 직접 주입하는 방식이 아니라 단백질 형성을 유도하는 유전자(mRNA)로 면역 반응을 일으킨다.
부작용이 낮아 다른 백신보다 안전하지만 신기술 공정인 만큼 이런 방식으로 백신을 만들 수 있는 공장을 갖춘 제약사가 전 세계적으로도 많지 않다.
이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과 스테판 반셀 모더나 CEO가 지난 달 화상통화로 백신 공급에 합의한 자리에서 국내 코로나 백신의 위탁생산을 하는데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면서 위탁생산에 대한 궁금증이 커진 상황.
상황이 알려지자 모더나 백신의 국내 위탁 생산을 맡을 국내 제약사가 어디가 될 것인지를 두고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GC녹십자와 한미약품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
우선 GC녹십자의 경우 '전염병 예방혁신연합(CEPI)'과 시설 사용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이 계약은 예방혁신연합과 이를 지원하는 개발사가 백신 개발에 성공하면 녹십자가 5억 회 분을 생산하는 내용인데, 지원 개발사 중에 모더나가 포함돼 있다.
특히 녹십자는 지난 8일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DMO) 업체인 '바이넥스'와 협약을 맺으면서 관심을 일으키기도 했다.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여부로 조명 받고 있는 가운데 총 1만 2000리터 규모의 cGMP급 바이오의약품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는 업체와 MOU를 맺으면서 사전 위탁을 대비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녹십자 측은 "생산 기지 적기 확보라는 바이오의약품 개발 난관을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효율적인 의약품 개발 및 상용화에 기여할 수 있는 발 빠른 협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반면, 한미약품의 경우 2018년 2만ℓ 규모 미생물 배양·정제시설을 갖춘 평택 바이오플랜트를 완공해 mRNA 백신 대량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이 배경이 돼 후보로 떠올랐다.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는 연간 최대 10억도즈(1도즈당 1회 접종분)의 코로나19 백신을 양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약품 측에서는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밝힐 내용이 없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편, 제약업계에서는 코로나19 백신 관련 추측성 의견이 많아지는 것을 두고 우려 섞인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위탁생산 여부와 관련 없이 단순히 주가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로 해석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녹십자와 한미약품 주가 모두 관련 의견이 제기된 직후 급등하는 양상을 보인바 있다. 이후 녹십자와 한미약품 주가는 나란히 하한가를 기록하면서 11일 녹십자 주가는 주당 40만원선이 무너져 39만 3500원을 기록했다.
한미약품 역시 전날보다 3.02%로 하락한 주당 36만 9500원을 기록해 하한가를 면치 못했다.
한 국내 제약사 임원은 "한미약품의 경우 대량생산이 가능하지만 가동을 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라며 "사실 생산능력(Capacity)을 가지고 있는지도 확인해 봐야 할 부분"이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 다른 국내 바이오업체 대표도 "밸리데이션 (Validation)을 갖추는 데만 1년의 기간이 걸린다"면서 "자체적으로 미국 바이오의약품 생산업체에 CMO를 맡기는 것을 검토했는데 1년이 넘는 기간이 소요됐다. 의약품은 더 까다로운데 이 같은 소식을 모두 믿기에는 의문스러운 부분이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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