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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막염·충혈도 코로나 의심 증상…의료기관 대비법은?

발행날짜: 2021-01-22 05:45:57

김재영 충남의대 교수, 결막 통한 감염 위험 및 예방법 제언
국내 감염자 130명 중 22명 증상 호소…"관련 증상 주시해야"

호흡기 계통의 증상 외에 결막염, 충혈, 눈곱 등도 코로나19 감염의 전조 증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내 의료진이 진행한 연구에서도 총 130명 중 22명이 눈 관련 증상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의심 환자의 경우 안구 질환을 유심히 관찰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재영 충남의대 안과 교수가 진행한 '안과진료에서의 코로나19 감염 위험과 예방' 연구가 대한의사협회지 1월호에 게재됐다.

눈을 통한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은 작년 초부터 줄곧 제기됐다. 중국의 우한에서 진료를 보던 호흡기 한 전문의는 고글 외에는 N95 마스크를 비롯한 모든 보호장구를 착용했지만 감염됐고, 감염 후 첫 증상으로 결막염이 나타났다.

지난 12월 국제학술지 BMJ에 게재된 연구 역시 안구 증상을 다뤘다. 코로나19 감염 시 눈에 통증이 있는 경우가 더 흔했으며, 감염자 83명 중 81%는 다른 감염 후 2주 이내에 안구 문제를 보고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와 관련 김 교수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세포 표면에 발현돼 있는 ACE2에 결합해 세포내로 침입한다"며 "결막을 통한 감염 기전이 아직 모두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사람의 결막과 각막에서도 ACE2가 발현되는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의 한 연구에서는 원숭이 결막에 바이러스 희석액을 접종한 뒤 1주일 후 관찰 결과 원숭이의 결막 및 눈물기관, 코점막, 구강, 인두, 폐 등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되고 경미한 폐렴이 유발된 것을 확인했다"며 "결막을 통한 감염이 실제로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안과에선 코로나19 확산 방지의 일환으로 기기 앞에 아크릴판 설치가 이뤄지고 있다(사진=황홍석 안과의사회 회장 제공).
실제로 코로나19 감염 후 다른 증상 없이 결막염의 증상이 가장 먼저 나타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란에서는 65세 남성이 눈의 작열감, 눈곱으로 안과 진료를 받은 후 양성 확진됐다. 이외 중국 등에서도 유사 사례가 뒤따른다.

김 교수는 "대구 소재 대학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를 대상으로 후향적 연구를 한 결과, 총 130명의 환자 중에 22명에서 눈 증상을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그 중 충혈을 보인 환자가 일곱 명으로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이어 "눈 증상이 있는 환자들은 눈 증상이 없는 환자들에 비해 상기도 증상이 유의하게 많았고, 혈액 내 크레아틴포스포키나제 농도가 유의하게 낮았다"며 "눈 증상 중에서도 눈 충혈이 있는 환자들에게서 상기도 증상이 유의하게 많이 관찰된다"고 설명했다.

안과에서는 대부분의 검사와 진료가 환자들과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면밀한 예방 대책이 필요하다. 특히 각막 표면에 직접 접촉하는 안압측정 방식은 바이러스 전파의 취약지로 꼽힌다.

김 교수는 "안과에서 모든 환자에게 기본적으로 시행하는 검사 중 하나인 안압측정 역시 감염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며 "표준 검사방법인 골드만 압평안압계는 안압측정을 위해 안압계의 팁이 각막 표면에 직접 접촉하기 때문에 다양한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경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따라서 검사 후에는 다음 환자를 검사하기 전, 알코올이나 과산화수소와 같은 소독효과가 있는 용액에 적신 거즈로 닦아야 한다"며 "유행성 각결막염의 가장 흔한 원인인 아데노바이러스의 경우 안압계의 팁을 수돗물에 씻는 것만으로도 바이러스 역가를 최대 99.9%까지 감소시킨다"고 강조했다.

안전을 위해서는 전염병이 유행하는 시기에는 골드만 압평 안압계의 사용을 피하고, 일회용 탐침을 사용하는 리바운드 안압계 및 일회용 라텍스 덮개를 사용하는 토노펜 방식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제안.

공기를 분사해서 압력을 측정하는 자동 비접촉 안압계 역시 감염에 취약하다는 점이 지적됐다.

김 교수는 "안압계를 작동시킬 때 분사되는 공기로 인해 생성되는 에어로졸 내에 미생물의 함량이 공기 분사 전과 비교해 유의하게 증가한다"며 자동 비접촉 안압계 사용 시 검사자는 방수 가운과 고글을 착용하고, 노즐과 주변 공기를 자주 소독해야 하며, 가능한 대체 안압계를 사용해 안압을 측정하라"고 제시했다.

우려에도 불구하고 일선 진료현장에서는 방역 지침이 제대로 준수되고 있다는 평이다.

황홍석 안과의사회 회장은 "안과는 유행성 결막염 환자 등이 자주 오기 때문에 코로나19 확산 이전부터 바이러스 차단 지침을 철저히 준수했다"며 "실제로 안과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사례는 현재까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가 눈을 통한 감염이 가능하기 때문에 대부분 안과 전문의들은 예방 차원에서 검사기 앞에 투명 아크릴 판을 설치했다"며 "눈을 직접 만지지 않고 일회용 면봉을 사용하고 매 진료마다 손을 씻는 등 방역 인식이 철저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엔 비말 확산 방지를 위해 투명 아크릴 판의 크기를 더욱 키우는 추세가 있다"며 "밀접접촉자의 경우 의료기관 방문 전 DUR을 통해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외래 진료를 통한 감염을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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